국민회의 김대중총재, 지방방송사 TV토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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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민회의 김대중 (金大中) 총재가 18일 지방방송사 TV토론회에 참석했다.

金총재는 춘천에서 열린 강원지역 MBC 4개사와 강원도민일보와의 '대선주자 토론회' 에서 오는 12월 대선에서의 자신감과 함께 여유까지 내비쳤다.

金총재는 먼저 "여야 정권교체에 협력하겠다고만 하면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다는 입장" 이라고 주저없이 말했다.

여당의 경선이 큰 상처를 남겨 누군가 당을 뛰쳐 나오면 자신과 손잡을 수 있고, 설령 손잡지 못하더라도 탈당인사의 발생이 자신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생각을 밝힌 것이다.

金총재는 또 "자민련과의 연대는 문제없을 것" 이라고 호언했다.

金총재는 정치보복 문제에 관한 질문에 "정치보복이 없을 것임을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안 (案) 을 준비중"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金총재는 최근 비무장지대 교전사태, 황장엽 (黃長燁) 씨의 전쟁가능성 관련발언등이 자칫 '다른 방향' 으로 흘러가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며 "이른바 '황장엽 리스트' 는 없는 것같으나 (당국이) 빨리 처리해야 하는데 시간을 끄는 것같아 안심이 안된다" 고 속내를 솔직히 털어놨다.

金총재는 전쟁가능성에 대해서도 "黃씨 경고를 참고해야 하나 세상이 김정일 (金正日) 의 마음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니 과대평가해선 안된다" 며 "미국.일본.중국의 생각도 '북한이 지금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는데 일치한다" 고 못박았다.

이날 또하나 관심을 끈 것은 박정희 (朴正熙) 전대통령 신드롬 관련의 발언이었다.

그는 "6.25의 폐허 위에서 패배감을 극복하고 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 국민저력을 발굴해 낸 것은 긍정적" 이라는 전제를 깔았지만 "그러나 최근의 그에 대한 향수 (鄕愁) 는 어디까지나 金대통령이 너무 잘못해 나오고 있는 것" 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오늘날 지역감정은 군사독재의 가장 큰 과 (過)" 라고 덧붙였는데 이같은 그의 발언은 최근 金총재 눈에 띄는 우경화 (右傾化) 행동에 대한 당내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는게 한 당직자의 전언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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