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극장들도 통합전산망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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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얼마 전만 해도 월요일 오전이면 언론사에 영화 관객 집계 자료가 왔다. 배급사가 한 주일간 극장을 찾은 관객 수를 영화마다 기록한 것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 집계표가 오지 않는다. 관객 수가 실제보다 적게 나왔다며 항의하는 영화사가 늘자 배급사가 작업을 중단해 버렸다. 일이 이토록 꼬이는 건 많은 극장이 정확한 판매 정보를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동안 관객 통계치는 '추산'에 머물렀다. 통계가 정확해야 투자와 정책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

이에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1월부터 입장권 통합전산망 작업을 본격화했다. 전국 극장의 발권 정보를 실시간으로 중앙 컴퓨터에 모아 집계하겠다는 거였다. 그러나 "기업의 경영 정보를 내놓을 수 없다"며 버티는 극장들 때문에 진전이 없었다. 지난달까지 통합전산망에 가입한 비율은 40%에 불과했다.

그런데 서울시극장협회가 9일 총회를 열고 통합전산망에 1주일 단위로 발권 정보를 제공하기로 결의했다. 비록 실시간 정보는 아니지만 그동안의 비협조적인 태도에서 진일보한 것이다. 다른 시.도별 극장협회도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 극장이 모두 참여하면 가입률이 60%에 이르게 된다. 김혜준 영진위 사무국장은 "미흡하지만 극장들이 통합전산망의 취지를 이해해주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9월이면 80%까지 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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