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표지 미흡 사고위험 - 강변고속도로 반포대교 북단지점 '거북이 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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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 동-서간 교통량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견됐던 강변도시고속도로가 개통 이틀만에'거북이 도로'라는 오명을 쓸 판이다.

시속 5㎞이하의'저속도로'로 변하게 한 주범은 반포대교 북단 신동아아파트앞'운전자 착각 구간'. 25일 오전 7시30분쯤 이곳에서는 반포.잠수교 진입 방식이 달라진 것을 모르고 천호대교 방향을 가려던 운전자들이 엉겁결에 반포.잠수교로 진입하게 되자 차를 후진해 되돌아 나오는 위험천만한 진풍경이 반복되고 있었다.

어디로 가야할지 갈팡질팡하는 운전자들 때문에 한강대교북단~반포대교 북단 사이 3㎞ 구간이 이날 오전6시부터 출.퇴근시간내내 정체 꼬리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10시쯤 1.5트럭에 산소통을 싣고 장안동방향으로 가려던 배달원 정인현(鄭寅鉉.52.인천시서구성남동)씨는 천호대교 방면으로 가려다 반포대교 진입램프에 도달한 것을 알고 차를 그 자리에 세웠다.이때문에 뒤따라오던 차들이 급브레이크를 밟아 추돌사고가 날 뻔했다.

鄭씨는“표지판을 따라 천호대교 방향으로 가려했는데 왜 반포대교와 잠수교 진입램프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어리둥절했다.

1분도 채 안돼 동부간선도로 방향으로 가려던 임정주(林正珠.49.사업)씨는 반포대교 진입램프에서 차를 후진해 빠져나오려다 뒤따라오던 차들 때문에'울며 겨자 먹기'로 잠수교를 탔다.

이같은 착각이 생기는 것은 개통전 반포대교로 진입할 경우 바깥 4차선으로 진행하던 방식이 개통 이후 안쪽 1차선으로 바뀌었는데도 안내판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변도로를 자주 이용하는 운전자들의 경우 더욱 심했다.

이날 오전10시부터 1시간동안 차를 후진해 착각 구간을 빠져나오려는 차들이 무려 50여대나 목격됐다.

실제로 동작대교 부근부터 반포.잠수교 진입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으나 차선 지정 없이 화살표만 돼 있어 착각을 더욱 부채질했다.

서울방송 교통안내 리포터 이인희(李仁姬.39)씨는“반포.잠수대교 진입방식 변경 때문에 혼동을 일으킨 운전자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사진설명>

24일 개통된 강변도시고속도로 반포대교 북단지점이 안내표지판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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