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만화, 중국고전등 쉽고 재치있게 살려내 자리매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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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대만 만화가 몰려온다.아니,이미 몰려와 있다고 봐야 한다.동양의 풍부한 정신문화 유산과 현대사회의 물질문명이 고루 반영된 대만 만화들이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차이즈중(蔡志忠)의 고전만화 시리즈.91년 호산문화에서 장자.공자를 시작으로 95년까지 32권을 발행했는데 지금까지 30만권 이상이 팔려 스테디셀러로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특히 선불교의 일화들을 다룬'선설(禪說)'과'장자''손자병법'은 2만권 이상 나가 절이나 동양학과 관련된 곳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다.이 시리즈는 유.불.선의 고전에서 중국의 기담까지 폭넓은 소재를 쉽고 재미있게 풀고 있다.이미 미국.일본등 17개국에서 19개 언어로 출판돼 전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작품이다.

차이는 48년생으로 중학교를 중퇴하고 15세부터 만화작업을 시작한 인물.웅장하면서도 세밀한 동양화풍의 배경과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등장시키는게 특징이다.두보.이태백등 당송 8대가의 중국 고전 시문학을 원전과 줄거리,작가의 일대기로 풀어간 위푸(漁夫)의 만화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도서출판 눈에서 번역,발간한 그의 작품은 배경을 수묵화로 그려 동양적 정취를 살리고 있다.

최근에는 물질문명시대 젊은이들의 사고 방식을 독특한 유머로 다룬 저우더윙(周德庸)의'못말려 시리즈'만화까지 가세했다.대현출판사에서 펴낸 이 만화들은 등장인물들이 다분히 서구적인 얼굴과 행동을 하고 있으며 내용도 현대적인 위트가 주를 이룬다. 채인택 기자

<사진설명>

차이즈중.저우더윙등의 대만 만화가 인기다.일본만화의 정글을 뚫은 비결은 위트와 독창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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