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對北지원 식량 신의주.만포서 첫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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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의 수재(水災)를 계기로 95년 11월부터 민간차원의 대북(對北)지원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남한 곡물이 북한에 직접 전달됐다.

지난 5월 남북 적십자간 베이징(北京)접촉 합의에 따라 한적(韓赤)이 북적(北赤)에 지원키로 한 곡물 5만중 1차분인 옥수수 1만1천2백에 대한 인도.인수행사가 12일부터 신의주.만포에서 시작됐다. 〈관계기사 3면〉 또하나의 전달장소인 남양은 수송사정상 13일로 연기됐다.

신의주의 경우 중국 단둥(丹東)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탁한 옥수수가루 4천2백중 9백60이 중국화차편으로 오전.오후 두차례 전달됐다.만포지역은 이날 밤 중국 지안(集安)으로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가 기증한 옥수수 3천중 8백이 수송됐다.

이로써 이날중 모두 1천7백60의 곡물이 북한지역에 전달됐다.

신의주 전달책임을 맡은 고영기(高永基)한적 긴급구호대책본부 지원과장등 인도대표단 3명이 신의주역까지 들어간 것을 비롯,한적 대표단 9명이 북한 3개 지역을 방문했다.

이들은 신의주역과 만포역에서 각각 전달된 대북지원식량 인도.인수행사를 가졌으며,남양에선 곡물전달이 지연된 이유를 북적 관계자들에게 설명하고 원활한 전달절차를 협의한 뒤 모두 중국으로 되돌아 나왔다.

한적요원이 지원물자 전달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것도 처음이다.

한적의 이번 대북 직접지원은 그동안 경직된 남북관계 양상에 비춰볼 때 하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적 조명균(趙明均)구호대책위 운영위원은“과거 북한의 엉뚱한 대응으로 대북 지원문제가 국내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기는 하나 이번 직접 전달은 지정기탁등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며“이를 계기로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원물품의 포장지에는 처음으로 우리측 지원단체의 이름이 명기돼 북한 주민들이 한국으로부터 제공된 구호물품임을 알 수 있게 됐다.한적은 19일까지 격일로 매회 8백~1천 정도를 북한측으로 수송할 예정이다. 단둥.투먼=특별취재반

<사진설명>

대한적십자사가 북측에 직접 전달한 곡물이 12일 중국으로부터 열차편으로 신의주에 도착,북한근로자에 의해 하역되고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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