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좋은’ 앤디 머리 … 호주 오픈 접수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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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황가(皇家)의 천적’ 앤디 머리(세계 4위·영국·사진)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주목받고 있다.

머리는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1회전에 탈락했다.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 경험도 없다. 그럼에도 테니스 전문가들은 올해 호주오픈 우승 후보로 머리를 꼽고 있다. 그가 최근 ‘클레이 황제’ 라파엘 나달(세계 1위·스페인)과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를 연파, 이들의 천적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의 등장으로 페더러와 나달이 형성했던 남자테니스 양강 구도도 흔들리고 있다.

머리는 지난해 US오픈 결승전에서 페더러에게 진 이후로는 맞대결에서 3연승 중이다. 그는 호주오픈 직전 열린 카타르 엑손모빌 오픈에서는 4강전에서 페더러를 제압하고 우승했다. 페더러와의 통산 상대전적에서도 6승2패로 앞선다. 나달도 머리의 상승세를 피해 가지 못했다. 머리는 4일 캐피탈라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나달을 꺾고 우승했다. 나달을 상대로는 5연패를 기록하다 최근 2연승을 달렸다.

키 1m91㎝에 몸무게 84㎏의 머리는 지난해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약점이던 체력 문제를 극복하고 ‘몸짱’으로 거듭났다. 여기에 머리의 강점은 영리한 플레이다. 페더러는 머리의 다양한 스트로크를 넘어서지 못했고, 나달은 자신의 장점을 잘 분석한 머리의 수비에 고전했다. 머리는 서브가 강한 나달을 상대할 때 코트 뒤편에서 서브 리턴을 하면서 그의 공격에 대처한다.

‘황제’들의 부상은 머리의 기를 더 살려놨다. 페더러는 지난해 혈액에 이상이 생기는 단핵증 진단을 받았고 나달 역시 지난해 11월 무릎을 다쳤다.

머리는 20일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 1회전에서 안드레이 파벨(1141위·루마니아)에 기권승, 2회전에 진출했다. 머리는 1936년 이후 73년 만에 영국 출신 그랜드슬램 대회 챔피언 꿈을 키우고 있다. 머리는 승승장구할 경우 나달과는 4강전에서, 페더러와는 결승전에서 각각 만나게 된다. 여자단식 1회전에서는 서리나 윌리엄스(2위·미국)가 유안멍(123위·중국)을 2-0으로, 옐레나 데멘티에바(4위·러시아)는 카트리나 바루아(88위·독일)를 2-1로 각각 꺾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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