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미네르바, 신정아와 비슷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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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로 추정되는 박모(31)씨가 검찰에 체포된 것에 대해 “미네르바와 신정아는 ‘공적 지위’만 없었을 뿐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매우 치열하게 노력한 사람이다. 그러나 ‘오버’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8일 밤 자신의 홈페이지에 ‘미네르바와 신정아의 가면무도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또 그는 “두 사람은 상당히 비슷하다”고 평가한 뒤 “신씨를 아는 사람들은 ‘정말로 미술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어떤 자료를 한 미술기자가 부탁했는데 ‘악 소리나게 완벽정리해서 갖고 왔다’는 체험담도 직접 들은 일이 있다”며 “미네르바도 ‘온라인 경제대통령’이었다. 민언련은 지난 해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며 그를 최고 경제전문가로 칭송했고, 성균관대 김태동 교수는 ‘자신이 아는 가장 뛰어난 경제스승’이라고 역시 ‘미네르바 찬가’를 불렀다”고 비교했다.

그는 이어 “신씨는 욕망의 사다리를 만만하게 올라가다 보니 남들이 10년 뼈 빠지게 공부하고도 될까 말까한 대학 교수직이 필요해 예일대 박사 위조 작전에 돌입했다”면서 “미네르바도 100여편의 글을 통해 그는 자신이 세상을 갖고 노는 ‘쾌감’뿐 아니라 ‘어, 세상 별거 아니네’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며 동시에 진짜 경제대통령이라는 착각 속에서 ‘정부가 7대 금융기관과 수출입관련 기업에 달러매수를 금지지시’를 했다는 글을 올렸다. 내가 보기엔 미네르바는 허위사실을 퍼뜨리기보다는 ‘짐이 경제대통령이로다’ 하는 착각 속에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미네르바도 신씨도 ‘섣부른 정직은 대가를 치른다’는 생각 아래 끝없이 거짓과 근거없는 헛소문을 생산한 것이고, 그들은 아마도 스스로를 예일대 박사라고, 온라인 경제대통령이라고 믿었을 것”이라며 “사회학자 어빙 고프만은 ‘인간은 삶을 연기한다. 각기 다른 역할을 연기하고 각기 다른 가면을 착용한다’고 말했다. 미네르바와 신씨가 쓴 가면에 우리는 속고 그들 스스로도 속은 것이며 딱한 놀림감도 됐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또 인터넷의 ‘허구’에 대해서 지적했다. 그는 “(미네르바 사건은) ‘인터넷의 고전적 속성’을 그대로 드러냈다”면서 “컴퓨터 앞에 누가 앉아 있는지 우리는 모른다.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 인터넷은 가면무도회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은 원본과 카피가 아무 의미가 없고, 마찬가지로 인터넷에는 때론 ‘진실’이 그리 중요하지 않은 매우 기이한 특성을 갖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인터넷에서 ‘자신을 속이기’도 한다. 나이도, 직업도, 성별도, 과거도 속인다”며 “마찬가지로 미네르바는 나이도, 직업도, 성별 빼고는 다 속인 셈이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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