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창구 확인 김현철 구속 초읽기 - 검찰, 히든카드로 자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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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현철(金賢哲)씨 구속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 박태중(朴泰重).김희찬(金熙燦)씨등 측근들을 통한 고속도로 휴게소.지역민방사업등 이권사업에 개입한 혐의가'고구마 줄기'처럼 엮어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朴씨를 이틀째 철야 조사한 끝에 朴씨가 지역민방과 고속도로휴게소 운영권과 관련,삼정.라인건설사로부터 6억9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특히 이들 회사가 모두 돈을 건네면서“현철씨에게 부탁해달라”고 청탁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즉 朴씨가 건설회사로부터 받은 금품을 현철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부인한다 해도 현철씨가 朴씨와 함께 이들 사업자를 만나 위세를 과시한 사실이 밝혀지면 알선수재 혐의의 공범관계가 성립한다.현철씨 스스로 이미 국회 청문회를 통해 지역 민방 사업자가 선정된 이후지만 일부 업자들을 만났던 사실을 시인했고 업체 관계자들도 검찰 조사에서 현철씨를 만났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또 朴씨에게 돈을 준 삼정건설 방계회사인 대신기업이 운영하는 4개 고속도로 휴게소가 건교부의'1사 1개 휴게소 운영방침'에도 불구하고 임대기간이 연장된 것에도 현철씨의 영향력이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현철씨와 친구인 김희찬씨를 매개로 한 거평그룹 커넥션도 현철씨의 이권 개입 단서다.

심재륜(沈在淪)중수부장은“거평그룹의 돈이 현철씨에게 넘어갔는지는 30일 김희찬씨에 대한 영장청구 시점에서 밝혀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이는 대한중석 인수등 공기업.금융기관 인수를 통해 문민정부 들어 급성장한 거평이 단순히 중소 여행사 대표에 불과한 김희찬씨에게 10억원이란 거금을 전달하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에 근거한다.현철씨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친구나 측근을'창구'로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검찰이 현철씨 사법처리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측근들을 통한 이권개입 혐의 때문만은 아니다.검찰은 소환조사를 앞둔 현철씨가 측근들이 연루된 이권개입 혐의에 철저히 대비중일 것으로 예상하고 별도의'히든 카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현철씨가 제3자를 통해 금품을 수수한 것보다 직접 받은 혐의가 드러나야 사법처리의 명분이 설 것 아니냐”고 언급,현철씨에 대한'직격탄'이 장전돼 있음을 시사했다.따라서 5월초로 예상되는 현철씨에 대한 검찰의 소환은 곧 그의 사법처리로 이어질 전망이다. 정철근.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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