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한보 추가대출 銀監院 결정이전 승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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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일은행이 한보에 대한 은행감독원의 동일인 여신한도 초과승인 결정이 나기 전에 이사회를 열고 한보의 추가대출건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져 사전조율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29일 박청부(朴淸夫)증권감독원장과 이수휴(李秀烋)은행감독원장을 상대로 한 한보 국정조사특위에서 김원길(金元吉.국민회의)의원은“제일은행은 은감원이 한보에 대한 여신한도 초과승인 결정을 내리기 하루 전날인 1월7일 이사회를 열고 한보에 6백33억원의 대출을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관계기사 5면> 맹형규(孟亨奎.신한국당)의원은“채권은행들이 지난해말 한보철강 주식 1만7천주를 무더기로 팔고 1주도 사지 않은 것은 명백한 내부자거래”라고 비판했다.

이인구(李麟求.자민련)의원은“은감원이 96년 12월24일 한보철강이 담보로 내놓은 장지동과 개포동땅의 공시지가를 3천9백24억원으로 평가했다가 열흘만에 다시 2백50억원으로 평가한 것은 누구의 지시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증감원 朴원장은“한보철강 부도 직전 불공정거래 혐의를 조사했으나 시세조작이나 내부자거래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朴원장은 미전환사채를 이용한 한보 정태수(鄭泰守)회장 일가의 경영권 복귀 가능성에 대해“鄭씨 일가의 경영 재참여는 어렵다”고 말했다.

李원장은“은감원은 부도사태에 개입하지 않았고,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며 혐의내용 전체를 부인했다.한편 한보특위는 김현철(金賢哲)씨와 의사 박경식(朴慶植)씨의 대질신문 여부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으나 여당의원 전원이 반대해 10대9로 부결됐다.

김종혁.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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