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자시장 전망 밝아 2년후엔 200개 점포 열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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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비행기 안에서 본 한국인들은 5명에 한명꼴로 모자를 쓰고 있더군요. 모자를 쓴 젊은이들이 미국.유럽 등에 비해 적지 않은 편입니다."

미국 모자유통 전문회사 '햇월드'의 최고경영자(CEO) 밥 데니스(50)는 "한국의 모자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햇월드는 미국 최대 규모의 모자전문 유통기업으로 현재 미국에만 모자전문점 '리즈'와 '햇월드' 492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한국에는 지난해 경기도 분당에 '리즈'1호점을 개장한 이래 전국에 12개 매장을 열었다.

1995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 첫번째 모자 매장을 연 이래 2001년까지 157개로 매장 수를 늘렸다. 2002년에는 미국에 232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리즈'를 인수해 단숨에 모자유통업계 1위가 됐다.

햇월드의 창업자는 스포츠용품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던 당시 28세의 청년 글렌 캠블과 스콧 멀랜더다. 스포츠용품을 산 뒤 그에 어울리는 모자까지 사고 싶어 하는 손님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모자 전문점을 열었다. 캠블과 멀랜더는 2001년 매킨지사에서 소매업 컨설팅을 담당하던 데니스를 CEO로 영입한 뒤 현재 각각 구매팀과 매장개발팀에서 현장업무를 하고 있다.

데니스는 햇월드의 초고속 성공 비결에 대해 "최신 모자를 사고 싶으면 햇월드로 가면 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신상품을 빠짐없이 구비해 놓기 위해 노력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20여평의 매장에 1000여종의 모자를 진열해 두고 판매한다"며 "그러기 위해 바닥부터 천장까지 모자를 쌓는 식으로 제품을 진열하다"고 설명했다. 지역 특색에 맞춘 매장 구성도 햇월드의 특징이다.

햇월드는 2006년까지 국내에 200개의 '리즈' 점포를 개장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미국의 젊은이들보다 모험적이고 실험적인 패션을 즐기는 것 같다"며 "주 5일제가 확산됨에 따라 모자를 쓰는 사람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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