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선주자들 襟度지켜야

신한국당의 당내 사정이 복잡하게 전개되는듯 싶다.대선 경쟁자 가운데 한사람이 대표가 되고,민주계의 실력자는 병으로 쓰러지면서 당내 후보 지망자간의 이합집산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이같은 움직임들이 비록 여당 당내의 사정이기는 하

나 그 행위자들이 이 나라의 대통령을 지망하는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정국전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며,그런 점에서 이들의 행동거지가 국민의 관심사항이 될 수밖에 없다.

사실 똑같이 후보가 되기를 희망하는 상황에서 경쟁인물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면 당사자로서 큰 위협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항해 연합을 모색하고 탈출구도 찾을 수 있는 일이다.그러나 지금은 여당의

대통령 후보를 자처하는 인물들이 당내 경쟁에만 온 신경을 쏟아 이리저리 몰려 다니며 말만 무성하게 만들만치 한가한 나라형편이 아니다.어지럽고 혼란한 세상에 대선주자까지 가세한다면 나라는 어디로 흘러가겠는가.

신한국당은 지금 궁지에 몰려 사실상 마지막 선택을 한 상황이다.어떻게 하든 당내 모든 세력이 힘을 합쳐 위기국면을 극복해야 할 처지다.따라서 각후보지망자들은 새 체제가 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일단 힘을 모아주고 그 후에 정정당

당한 대결을 모색하는 것이 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인물들의 온당한 처신이라고 본다.

이회창(李會昌)대표 진영 역시 당내의 힘을 결집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들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대표가 돼 이제는 우위를 확보했으니 이를 밀고 나가자는 식으로 일하면 결국은 당이 깨지고 만다.다른 경쟁자들이 불공정한 게임을 걱정

하고 있는 만큼 공정 경선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공정한 경선관리를 위해 당내 모든 세력이 균형있게 참여하는 독립적인 경선관리위원회나,공정한 경선규정을 만들 범계파 당헌.당규개정위원회 등을 구성해볼만 하다.

대선주자들이 이러한 금도(襟度)를 보이면 자연스럽게 국민의 신뢰가 모이고 그런 바탕이라야 최후의 승리도 기약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