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내년 상반기 가장 힘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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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2009년도 경제운용 방향 보고대회에 참석해 회의에 앞서 윗옷을 벗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운용 방향 보고대회에서 “내년이 아마 가장 어려운 한 해가 될 것 같고, 그 가운데서도 내년 상반기가 가장 힘든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해에는 세워놓은 계획을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과제만 남아 있다”고 독려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부터는 부정적 비판보다 긍정적·적극적인 격려가 더 필요하다”며 “경제 주체들이 서로 격려하고 힘을 북돋아줘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보고대회엔 정부 관계자들 외에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들과 경제 5단체장들도 참석했다. 두 시간 넘게 토론도 벌어졌다. 이 대통령은 토론 도중에 “(이번 위기가) 노사문화를 건전하게 바꾸는, 노사관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기회”라고 누차 강조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중소기업 인력난이 심각하다. 연령별·지역별로 최저임금제를 차등화해야 한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한계 기업은 지불 능력 없어 최저임금으로도 힘들어한다. 세제 지원 통해 한계 기업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

▶손경식 대한상의 의장=“비정규직 기한을 2년으로 규정한 현행 법이 오히려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수영 경총 회장=“과거 폴크스바겐은 경제위기에 임금 삭감으로 고용을 유지했지만 우리 노사관계로는 그러기 어렵다. 노동법 등을 손질하는 게 당장 유용한 대책이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노동 문제는 노동법 개정으로만 해결하려면 파열음이 생긴다. 근로자들에게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알리고 같이 노력해야 한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정부가 돈 풀어도 한국은행에 다시 귀속된다. 정부와 은행에서 여신을 많이 늘려줘야 한다.”

▶이희범 한국무역협회장=“미·일·중·EU의 추가 재정지출이 2조7000억 달러로 세계 교역량의 20% 정도다. 수출과 투자 유치 기회는 많다. 내년에도 개도국은 5%대 성장한다. 우리 수출의 70%는 개도국 대상이니 열심히 하면 수출 크게 늘릴 수 있다.”

◆“신빈곤층 대책 마련 시급”=이 대통령은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금융위기 속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신빈곤층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안전망에서 이탈한 계층은 정부가 도와야 한다. 정부가 지원해 생활할 수 있게 해야 하며, 그 자녀들이 공부할 기회를 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승욱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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