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달러 가수요 겹쳐 동반상승 - 환율.금리 왜 오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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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달러당 원화환율이 9백선을 향해 가파르게 치닫고 있다.금리도 연중 최고치에 이르고 있다.

회사채발행이 늘고 달러를 사기 위한 자금수요도 겹쳐 환율.금리의 동반상승 현상을 더 부추기고 있다.특히 금리의 경우 한국은행의 통화관리가 그리 빡빡하지 않은데도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 상승에 영향을 받아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

환율상승,즉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외환보유고가 감소하는등 경제사정이 안좋기 때문이라는 것이 외환당국의 분석이다.

외환보유고는 현재 3백억달러 이하로 감소해 한은의 시장개입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미 외환시장에서는 원화가치 하락에 대한 외환당국의 방어능력에 신뢰감이 두드러지게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당초 한국은

행은 적정환율 수준을 '1달러당 8백60~8백70원'으로 정하고 개입정책을 써왔으나 이젠 의미없는 방어선이 되고 말았다.달러값이 급등하고 있는데는 가수요도 한몫 하고 있다.

지난달 18,19일 달러당 8백78원대까지 급등했던 것도 주로 가수요 탓이었다.

또 환율이 더 오를 때를 대비해 미리 달러를 사두려는 기업들의 가수요로 외화당좌예금은 지난달 20일 20억달러 수준에서 이달 10일 45억달러로 2배이상 불어났다.

외환딜러들은 빠르면 다음주초께 달러당 8백80원선에 접근하는등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10일 달러당 8백77원에서,11일 8백78원선에서 소규모의 개입을 했지만 이번주말까지는 자율조정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제상황이 기본적으로 호전되지 않는 이상 원화 가치의 하락은 계속된다는 분석이다.허고광(許高光)한은국제부장은“경제사정이 안좋은데다 1,2월에는 수출이 잘 안되는 계절요인이 겹쳐 환율이 오르고 있으나 4월부터는 안정세를 회복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도 불안하다.지난달 설과 한보사태 수습책으로 돈이 많이 풀렸는데도 실세금리가 연중최고치를 보였다.10일 연12.7%까지 올랐던 회사채(3년만기)유통수익률은 11일에도 같은 수준에서 머물렀다.하루짜리 콜금리는 한때 최고 연 13

.2%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보사태 이후 금융기관이 우량기업 위주로 선별대출해주고 있어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회사채발행(금주중에만 9천억원)으로 몰려 금리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여기에 환율상승과 물가상승에 대한 불안심리도 가세돼 장단기 금

리가 일제히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3년만기 회사채유통수익률로 대표되는 실세금리는 이달말 또는 다음달초 연 13%선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그러나 한은은 통화를 더 풀어 인위적으로 금리를 떨어뜨리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남윤호 기자〉

<사진설명>

강경식 부총리가 11일 국회 재경위에 출석,강만수 차관과 답변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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