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미국인들 소장용 칼 수집 붐-애장가 10만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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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총이 미국인들을 사로잡는 무기의 전부는 아니다.조그만 주머니칼을 품고 다니던 어릴 적 추억은 이제 정교하게 만들어진 소장용 칼의 수집으로 이어지고 있다.수집가들은 독특한 칼이라면 한개에 수백달러에서,심지어 수천달러까지도 기꺼이 지불한다.

보브 도지어(56)는 이같은 수요에 힙입어 전문적으로 수제 칼을 만드는 장인이다.미국의 칼 수집가는 10만명을 족히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공예칼 수집가협회 미치 와이스회장은 최근 10년간 수집가 수가 두배 이상 늘어났다고 말한다.

수집가들이 모임을 결성하고 인터넷을 통해 활발하게 정보를 교환하면서 칼 수집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뉴욕 공예칼 전시회같은 행사에는 수천명의 열성 수집가들이 모여든다.전국적인 칼 수집 전문잡지도 이같은 수집붐에 기여하고 있다.

칼 수집은 역시'사나이'들의 취미이긴 하지만 여성 수집가도 적잖다.매들린 올브라이트 신임 미국무장관은 집무실 책상 위에 큼지막한 미해병대 칼을 놓아두고 있다.

수집가들은 점차 칼을 투자 대상으로 여기거나 순수한 예술품으로 간직하기 시작했다.수집용 칼중에는 손잡이를 정교하게 조각한 나무나 상아.뿔등으로 만들고,심지어 금이나 보석으로 장식한 것들도 있다.이런 칼들은 대개 주문생산으로 만들어진다.

30년전만 해도 이런 주문칼을 만들 수 있는 장인은 손꼽을 정도였지만 요즘은 수요증가에 따라 전문 칼 제작자가 1천7백~1천8백명에 이른다.

값도 뛰었다.유명 제작자의 경우 10년전 개당 4백~5백달러를 불렀으나 최고급품의 경우 요즘은 수천달러를 호가하고 서너명의 유명 제작자들은 1만달러 이상을 받기도 한다.

명성있는 칼의 경우는 수요가 워낙 몰리는 바람에 몇년씩 기다려야 한다.그러나 이런 칼들은 오래 기다린 만큼 값이 오르기 때문에 사둘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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