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수파 등소평 비판 개시-덩리췬, 私有경제확산 경계 책 배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덩샤오핑(鄧小平) 사망후 중국 보수파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덩리췬(鄧力群)이 덩샤오핑의 개혁이론과 장쩌민(江澤民)주석의 이론서를 비난하는 글을 최근 잇따라 발표하고 나섰다.

그는 鄧의 개혁.개방노선에 일찌감치 반대입장을 표명해온 당내의 유력한 이론가다.그의 이같이 발빠른'도발'이 계산된 행동이라면 보수파가 鄧 사망후 예상되는 과도기를 틈타 개혁파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는 의미며 불안한 중국정국을 예고

하는 것이다.

23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지 보도에 따르면 중국 보수파의 지도자인 전 당중앙선전부장 덩리췬이 덩샤오핑 사후 혼란을 야기하지 말라는 江주석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2만자에 달하는 鄧 비판 소책자를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다.덩

리췬은 이 책자에서 鄧에 의해 도입된 시장경제 요소가 마르크스주의와 중국공산당을 파멸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소책자는 또 공유제 우월성의 이해,공유제의 전국적 건설,국유제와 사유제의 모순에 대한 철저한 파악등을 제안하면서 사유경제는 반드시 차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덩리췬의 영향 아래 발행되는 보수파의 대표적 격주간지'중류(中流)'가 최신호에서 江주석의 이론을 체계화한 정치연구서인 '장쩌민총서기와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비난하고 나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시사지는 江주석의 이론서가 공산당 영도나 사회주의 옹호등의 원칙을 견지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이같은 중국 보수파의 준동(蠢動)에 따라 중국 지도부는 鄧의 장례를 마친뒤 권력재정비 작업에 나서야 할 상황이며 중국정국은 이에

따라 적지않은 풍파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는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가 鄧 사망소식을 접하고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베이징(北京)으로 돌아오려 했으나 중국당국의 불허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