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298 - '~에 있어(서)'를 피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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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어서'는 일본어 '~に於いて'를 직역한 것인데 언제부터인가 우리글에 들어와 우리말 행세를 하고 있다. 이 말이 쓰이는 경우를 크게 '분야''행위''사람''때' 등 네 가지 정도로 정리해 살펴보자. '~에 있어서'를 괄호 안처럼 고치는 것이 더 우리말답다.

▶분야="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개혁 기조가 자리잡아 가고 있다."(→영역에서)

"인물 묘사에 있어 타키투스를 따라갈 역사가는 없으며, 극작가나 소설가들도 타키투스만한 사람이 거의 없다."(→인물 묘사에서)

▶행위="외국어를 공부함에 있어서 왕도(王道)란 없다."(→공부하는 데)

"나는 영웅들의 인생을 그리는 데 있어 그들의 내면을 보여주는 말과 행동에 치중하겠다."(→그리는 데)

▶사람="후쿠자와 유키치에게 있어 서구란 전면적으로 배우고 베껴야 할 대상이다."(→후쿠자와 유키치에게)

"내게 있어서 이것은 결코 환상이 아니요, 냉엄한 현실이다."(→내게)

▶때="인간은 결정적인 순간에 있어서 그 정체를 가장 잘 드러내는 법이다."(→결정적인 순간에)

"존 케리 당선 이후에 있어서의 미국의 대외정책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당선 이후의)

연결어미 '-어서'는 "고성장.저비용의 중국이 옆에 있어서 한국시장의 투자매력이 근본적으로 감소했다""나는 집에 있어서 바깥일은 잘 모른다"에서처럼 이유나 근거(~에 있기 때문에)를 나타낸다. 이외의 경우 '~에 있어서'는 그때그때 문맥에 알맞게 고쳐주는 게 좋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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