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파문>與 초선의원들 난상토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한국당 초선 시월회 비상총회에선 현 시국과 청와대.당지도부에 대한 성토가 쏟아져 나왔다. 오전7시30분 시작된 모임은 점심을 거른 난상토론 끝에 6시간만인 오후1시40분 끝났다. 회의는 비공개였다.그러나 한 참석자는“상상할 수 있는,또 상상하지도 못했던 모든 말들이 터져나왔다”고 전했다.여당의원들 입장에선 거론하기 어려운 청와대 지목 발언들이 거침없이 쏟아졌다고 한다. “여론조사 결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인기도가 한자리 숫자다.더이상 金대통령이 표(票)에 도움이 안된다” “金대통령 중심으로는 현 난국을 극복하기 힘들다”등 지금까지의 금기(禁忌)영역을 넘나들었다. PK(부산.경남)중심의 인사스타일도 성토됐다.“행정부와 당의주요 자리를 전부 PK가 차지해 국민적 반감을 사고 있다” “검찰내부에선 최근 PK 일색으로 이뤄진 수뇌부 인사에 엄청난 거부감이 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청와대 수석들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고 한다.“수석들이 대통령을 잘못 보좌해 자꾸 악수(惡手)만 두게 한다”고 비난했고“자기들끼리도 손발이 안맞아 국정에 혼선을 빚고 있다”고 설(說)로만 나돌던 청와대 내부의 알력관계도 도마에 올랐 다. 노동법 파문의 책임문제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에선“어찌됐든 노동법 통과를 이홍구(李洪九)대표가 총지휘했으니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을 제기한 반면“따지고 보면 李대표가 무슨 책임이 있느냐.책임은 청와대가 져야 옳다”는 반론도 나왔다.한 의원은“실세 대표가 필요하다”고 말 했다. 차기 대통령후보 선출문제에 대해서도 난상토론이 벌어졌다.후보조기가시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됐으나 그럴 경우 너무 빨리 선거열풍이 시작되고 탈락한 당내 주자들의 탈당 가능성등을 들어 반대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토론은 참석의원 30명 전원이 시간제한을 두지 않고 하고싶은모든 말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의 움직임에 당지도부는 매우 민감하게 움직였다.李대표의 보좌진이 회의장 주변에서 분위기 탐색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서청원(徐淸源)총무측도“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통화부터 하자”는 연락을 하기도 했다. 당지도부를 고려한듯 발표문 내용은 매우 평이했다.“한보사건은철저히 규명하고 당내 민주화도 활성화해 난국을 극복하자”였다.일부 참석자들은“절대로 당이 내분에 빠진 것처럼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 쏟아진 당내 불만이 당장 조직적인 당풍쇄신 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어 보이나 한보사태 발전방향에 따라선 폭발력을 지닌정국변수가 될 여지도 없지 않다. ◇참석의원 명단=강성재(서울성북을) 권철현(부산사상갑) 김기재(부산해운대-기장을) 김광원(영양-봉화-울진) 김문수(부천소사) 김학원(서울성동을) 노기태(창녕) 맹형규(서울송파을) 박성범(서울중구) 박세환(대구수성을) 박시균(영주) 박종우(김포) 서한샘(인천연수) 송훈석(속초-고성-양양-인제) 안상수(과천-의왕) 유용태(서울동작을) 이국헌(고양갑) 이상현(서울관악갑) 이신행(서울구로을) 이우재(서울금천) 이윤성(인천남동갑)이재오(서울은평을) 임인배(김천) 정의화(부산중-동) 정형근(부산북-강서갑) 주진우(고령-성주) 허대범(진해) 홍문종(의정부) 홍준표(서울송파갑) 황규선(이천)의원. 〈김종혁 기자〉***총무들 심각*** 임시국회 소집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3일국회에서 만난 서청원 신한국당.박상천 국민회의.이정무 자민련 총무가 회담 시작전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최정동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