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圈 탈당만회 비장한 카드 서둘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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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야권 2당은 최각규(崔珏圭)지사등의 탈당을 만회할 일대 반격을 모색하고 있다.
당사자인 자민련은 20일“부도덕한 정권에 대한 퇴진운동”을 결의할 정도로 자못 격앙된 분위기다.국민회의도 자민련과의 관계를.입술이 상하면 이가 시리다'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鄭東采총재비서실장)에 비유하며 적극 돕겠다는 태도 다.
양당이 우선 취할 수 있는 카드는 안기부법.노동법을 다룰 다음주 이후의 임시국회에서 강력한 공조를 취하는 것이다.자민련은안기부법 개정문제등을 포함한 원내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이는 자민련이 최우선 목표를 반(反)신한국 당으로 정했음을 의미한다.
자민련이 국민회의와 함께 실력저지에까지 나설지,신한국당이 안기부법안과 함께 처리하려는 노동관계법안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를취할지등도 주목된다.
신한국당은 이 문제가 자민련 의원들의 추가탈당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당의 반격은 그러나 장외에서 더 활발할 전망이다.자민련 지도부는 이번 崔지사등의 탈당 파문을.총선 직후의 의원 빼가기보다 더한 파렴치한 행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그만큼 상황인식이심각하다.
1차로 양당의 근거지인 대전.광주를 오가며 대규모 규탄집회를여는 방안이 양당 실무자간에 협의되고 있다.호응도를 봐가며 대구.전주.청주등으로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양당이 단합한 자세로 대대적 반격에 나설지는 차후 정국동향을 좀더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을 듯하다.
김종필(金鍾泌)총재는 일단 비장한 각오를 천명했다.그러나 金총재가 더이상의 지지기반 축소를 방지하기 위해 독자적인 결사항전 천명과 함께 단독출마의 길을 택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해법을 대여(對與)강공 아닌 내부 다스리기에서 찾 을 수 있는것이다. 김대중(金大中)총재는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김종필총재로부터의 손짓을 기다리는 입장이다.20일 새벽 비공개로 열린 대책회의에서“자민련 김용환(金龍煥)총장과 접촉해 뭘 도와줘야 할지 물어보라”고 한광옥(韓光玉)총장에게 지시했다.
金총재는 20일 해군 제2함대사령부를 방문한뒤 기자와 만나“(여당이) 계속 이런 일을 자행한다면 도저히 용납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金총재는 또“자민련과 협조해 잘못된 관행을 깨나갈 것”이라고강경방침을 밝혔다.국민회의 일각에서는 이 기회에 두 金총재가 연내에 회동해 수평적 정권교체에 찬성하는 모든 정치세력에 동참을 호소하고,이를 묶어줄 범국민기구 설립에 나설 것을 제시해 주목된다.구도를 선명히하며.판'을 더 키우자는 적극적 대처방안이다. 결국 열쇠는 김종필총재의 선택에 달려있다.JP의 결심이야권 반격의 수위를 결정할 전망인 것이다.

<이하경.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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