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생각합니다>폭력영상물 피해우려 영화.방송인 자제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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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20대 폭력조직 「막가파」가 부녀자를 납치해 생매장 살해했다는 뉴스를 보고 잔인한 범행수법도 그렇지만 그들의 범행동기와 비뚤어진 의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그들은 폭력계의 대부였던 조양은이 주연한 영화 『보스』를 보고 큰 감명을 받 아 조양은처럼 거대한 폭력조직을 만들었다고 한다.
또 범행수법도 「지존파」를 모방했다는 것이다.그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결국 범죄인과 폭력을 미화하는 행위는 곧바로 실제 범죄를 양산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같다.「지존파」사건 때도 국민들의 알권리 충족을 넘어 지나치다 싶게 범죄수법등 을 상세히 보도,모방심리를 부추긴 면이 있다.표현의 자유를 핑계대며 가장기본적인 인간의 존엄성마저 경시하는 영상물이 최근에는 너무 많다.이는 그냥 방치해선 안된다고 본다.
「지존파」나 「막가파」와 같은 문제가 생길 때면 폭력 일변도의 TV.영화.비디오 영상물의 무차별적인 해악이 무성하게 거론되지만 늘 일과성 논의로 그쳐온 것이 사실이다.이처럼 TV와 영화 등에 의해 조장된 폭력미화와 잔인성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가져올지 두려울 정도다.일례로 지난해 TV에서 『모래시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청소년들 사이에 검도열풍이 일었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있었다.
아직 비판적.합리적인 분별력을 갖지 못한 청소년들에게는 무차별적인 폭력미화 영상물이 큰 해악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영화사전심의제도도 없어진 마당에 시민들이 참여하는 자율심의기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영화제작자,극장.방송 관계자의 자율적인 조정과 양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관계자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황난희<서울동작구신대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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