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보다 여성이 충치가 더 많은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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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남성에 비해 충치가 많은 편이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선사시대부터 충치는 여성에게 많이 나타났다. 왜 그럴까.

미국 오리건대 인류학과 존 루카치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충치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장 큰 원인은‘호르몬의 변화’라는 결론을 내렸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특히 임신 기간 동안 높게 나타난다. 호르몬이 변화함에 따라 여성의 식습관이 바뀌었고 이로 인해 충치 발생이 더 늘어났다는 것.

게다가 여성은 남성에 비해 침 분비량이 적다. 침이 원활하게 분비되어야 음식을 씹어 삼키는 과정에서 입안의 음식찌꺼기를 완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 특히 임신 기간 동안에는 입안의 화학적 성분이 변화하면서 입안에 발생하는 세균을 없애는 침의 항균력도 떨어진다.

또 다른 원인은 임신 기간 때의 면역 반응으로 생기는 특정 음식에 대한 갈망과 혐오다. 말하자면 입덧 때문에 충치가 발생하는 것이다. 임신 시간을 4단계로 나눌 때 1단계에서는 고기를 피하는 경향이 있고, 3단계에 접어들면 당분이 듬뿍 들어간 고열량의 식품을 먹고 싶어한다. 이때 충치가 발생하기 쉬운 것이다.

원시 수렵사회나 유목사회에서 농경사회로 정착되어가는 과정에서 노동력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여성은 많은 자식을 낳게 되었고 이 때문에 충치 발생 빈도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현대 인류학(Current Anthropology)’10월호에 발표됐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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