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 신용카드 외면 환자들 급전.목돈마련 애먹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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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金모(35.회사원)씨는 최근 서울 J병원에서 진료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하려다 거절당하고 당황했다.급성 간파열증세로 2주동안입원했던 아버지(60)의 진료비 2백20만원을 어렵게 마련해 밤늦게야 퇴원시킨 金씨는 『병원들은 신용사회의 사각지대냐』고 불평했다.
신용카드 소지자가 지난 3월말 현재 3천3백만명에 이르나 공공성이 강한 병원들 상당수가 진료비 수납에서 이처럼 카드결제를외면해 환자와 가족들의 불편이 크다.
보건복지부가 94년부터 8개 국립병원과 공립병원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토록하고 95년부터 민간병원에 확대(93년11월 발표)키로 했으나 아직까지 국.공립병원에서조차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있다. 본사 취재팀이 전국 2백65개 종합병원을 상대로 전화조사한 결과 31일 현재 진료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은 51곳(19.2%)에 불과했다.
복지부 조사에서도 종합병원을 포함한 병원급 이상 7백6개 의료기관 가운데 신용카드를 받고 있는 곳은 70여개에 불과하고 3차진료 종합병원 39곳중 신촌 세브란스병원등 12개 병원만이신용카드로 진료비를 수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다.
더구나 신용카드를 받는 3차진료 종합병원중 경상대병원만이 입원비.응급실비용.외래 진료비등 모든 비용을 카드로 결제할뿐 나머지 병원들은 진료비중 일부 항목만 신용카드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그나마 국.공립인 서울대병원.서울정신병원.경 찰병원.지방공사 의정부의료원등에서는 아예 신용카드를 외면하고 있다.
또 신용카드 이용이 가능한 병원들중 상당수는 카드종류및 사용액 하한선을 제한하거나 수수료를 환자에게 전가시키는등 자유로운카드이용을 막고있다.
이 때문에 환자나 가족들은 ▶고액 현금을 들고 다니다 도난.
분실하거나▶퇴원 때 한꺼번에 많은 돈을 내야(카드는 분납가능)하는등 불편이 크다.
이에대해 병원들은 『신용카드로 수납하면 1.5%의 수수료를 물고 전담 인원을 둬야 하며 카드결제후 현금 회수까지 2주일에해당하는 이자수입도 줄어드는등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이기원.이영렬.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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