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업활동위축과 경제침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생산증가율이 3.8% 증가에 그치자이제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표로 해석돼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그러나 정부는 아직도 경기가 급랭국면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정부나 민간기업내에서 단기대책이 필요치 않다는 의견이 유력하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견해도 있다.정부가 사용할 처방전이 없는 것과 무책(無策)이 대책이라고 믿어 가만히 있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6월중의 산업생산지표는 3년6개월만의 최저수준인 제조업평균가동률 77.8%와 4년9개월만에 최고치인 재고증가율 20.2%를 같이 놓고 보면 간단한 일이 아니다.게다가 경상수지적자가 날로 커지면서 인플레압력도 만만치 않아 거시지표 전반에 걸쳐 짙은 구름이 끼고 있다.따라서 경기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접어든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왜냐하면 수출부진을 받쳐주던내수와 소비수요도 점차 꺼질 것으로 예상되고,수출부진은 반도체등 전략품목이 단기간에 회복되기가 어렵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재고가 는다는 것은 기업의 감량경영이 하반기들어 본격화될것이라는 신호다.기업의 감량경영은 초기엔 초과근로시간의 감축,휴일의 증가나 업무효율화 등으로 나타나지만 이것으로 조정이 안되면 후기엔 인력감축이 불가피해진다.따라서 경기하강 의 저점(底點)에 이르는 내년 상반기에는 실업률이 높아질 것이므로 지금부터 만전의 준비를 해야 한다.
마땅한 단기적인 경기대책은 없고 중장기적으로 고비용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대책이라는 경제부총리의 말에 수긍이 가면서도 과연고비용구조를 어느 정도의 시간스케줄을 갖고 정부가 개선시키려는것인지 분명치 않아 답답하다.고작해야 물류비용 을 낮추기 위해인프라투자에 열을 올린다는 정도인데 이 또한 지가(地價)상승을통해 인플레악순환을 부르지 않을까 염려된다.
어떠한 경우에도 단기적으로 자동차.반도체.철강 등 5개 전략품목이 활력을 잃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게 방치해선 안된다.너무관련효과가 크고 그만큼 경제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정부와 이 분야의 관련기업은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현재의고비를 넘길 수 있을지,경쟁력은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를 강구해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