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신성장동력] ‘필’ 꽂히는 제품 … 65억 인류를 고객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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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친화적 목욕용품으로 승부

피죤 


종합생활용품 전문기업 피죤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섬유유연제 대표 브랜드인 ‘피죤’, 액체 세제 시장을 80% 장악하고 있는 파워 브랜드 ‘액츠’를 넘어 인체 친화적인 목욕·위생 용품으로 시장을 넓혀간다는 각오다.

피죤이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목욕·위생 용품 브랜드는 ‘마프러스’다. 마프러스는 1990년 출시된 업계 최초의 보디클렌저였다. 비누 외에 몸을 씻는 액체 비누가 있다는 것이 생경하게 받아들여질 정도였다. 피죤은 목욕·위생용품 사업을 강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올 상반기 마프러스 전 제품을 리뉴얼해 출시했다. 제품별로 한방 추출물, 해양심층수, 녹차 추출물을 첨가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출시한 손 전용 세정제 ‘무무(MUMU)’도 이 회사의 욕실용품 공략 의지를 잘 드러내주는 제품이다. 이주연 부회장은 “소비자들의 위생 의식이 높아지면서 모든 사람의 손에 닿는 비누가 아닌 눌러 쓸 수 있는 손비누에

[피죤]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점점 세분화·전문화하는 목욕용품 시장에 맞는 제품을 계속 내놓겠다”고 말했다.

피죤은 올 연말 중국 톈진에 있는 6만6116m² 부지에 연간 생산량 50만t 규모의 생활용품 공장을 완공한다. 아직 세탁기 보급률이 10%대 수준인 중국에 한 발 앞서 섬유유연제와 액체 세제를 소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부회장은 “피죤·액츠 모두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시장을 개척해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파워 브랜드로 자랐다”며 “중국 시장 역시 ‘피죤 정신’으로 개척해보겠다”고 장담했다. 이 회사는 2015년까지 연매출을 1조원대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임미진 기자



리모델링 사업 진출 … 제2 도약 채비

한샘 

[한샘]

국내 1위 종합 인테리어 가구업체 한샘은 온라인 판매와 리모델링 사업,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것을 신성장 목표로 삼고 있다. 2002년까지 급속한 성장 가도를 달리다 이후 4~5년간 성장 정체의 과도기를 거친 한샘은, 지난해부터 수익 구조가 안정화되며 신규 사업을 속속 확대하고 있다.

부엌·인테리어 가구 중심의 사업에서 종합 인테리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리모델링 사업에 진출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부엌·수납 가구 중심에서 욕실·도배·바닥·창호 등 인테리어와 관련된 모든 분야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게 한다는 욕심이다. 이미 지난해 10월과 올 3월, 주택공사의 전국 8000여세대에 150억원 규모의 욕실을 납품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 올 3월 선보인 온라인 전용브랜드 ‘하우위즈’를 통해서도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한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인테리어 전문 사이트 ‘버티칼 포탈’엔 매월 60만~70만 명의 이용자가 방문하고 있다.

한샘 최양하 부회장은 “매장 대형화와 온라인 투자를 통해 현재 10%대에 머물러 있는 한샘의 시장점유율을 모든 분야에서 30% 이상으로 끌어올려 국내 최고 인테리어 기업으로 입지를 다질 것”이라며 “인테리어 업체 및 건자재 업체와의 M&A, 동남아 소재 공장 설립 등 공격적 투자를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성장 동력의 기반엔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회사가 지난해 고객 소개로 얻은 계약은 모두 2100여 건, 매출액은 73억원 규모다. 최 부회장은 “연고 소개 매출을 전체 매출의 절반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목표다. 고객감동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디자인경영 선두 …‘노 세일’로 차별화

까사미아 

[까사미아]

까사미아는 가구뿐 아니라 침구·소품류 등 인테리어와 관련된 모든 제품을 제공한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가구 단지의 소규모 가구업체와 일반 혼수가구를 취급하는 대기업의 틈새 시장에서 20, 30대 젊은 주부의 취향에 맞는 감각적 디자인을 내세웠다.

이 회사는 1998년 디자인연구소를 세우며 디자인 경영의 선두 주자로 나섰다. 40만 명이 넘는 까사미아 회원, 구전 마케팅과 고객 관리라는 영업 전략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키워 왔다. 박리다매식 건설사 특판을 자제하고, 노 세일 정책을 고수하는 것도 브랜드의 고급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까사미아 매장은 가구 전시장이라기보다 잘 차려진 어느 가정집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가구와 침구·소품을 서로 잘 어울리게 해 놓은 디스플레이 때문이다. 이현구 대표는 “매장 자체가 브랜드 정체성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활용되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00년을 전후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서도 고객 반응이 좋은 신상품만으로 매장을 채우기 위해서다.



종합 인테리어 가구로 사업 영역 확장

에넥스 

[에넥스]

1971년 한국 최초로 입식 부엌을 도입한 부엌가구 전문회사 에넥스는 최근 인테리어 제품까지 영역을 확대해가며 종합 인테리어 가구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람 중심의 부엌 설계를 강조하는 ‘휴먼 키친(Human Kitchen)’ 철학은 에넥스의 독보적인 기술 개발을 가능케 했다.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92년 선보인 자외선(UV) 도장 제품. 빨강·파랑 같은 화려한 색상을 입히면서도 가구 내구성을 한 단계 높인 기술이다. 국내 최초로 가구 손잡이를 없앤 ‘핸들리스(Handleless)’ 스타일을 도입하고, 친환경 가구 시장에서도 첨단 소재로 꼽히는 ‘워터본’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향후 부엌가구의 디자인 중심주의를 이끌겠다는 각오다. 와인·블랙 등 새로운 색상과 꽃·클로버 문양 등 다양한 패턴을 개발, 섬세해진 주부들의 감성을 자극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처음으로 발코니 전용장을 개발, ‘밴트리’라는 브랜드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것도 주요 계획 중 하나다. 중국을 필두로 세계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2003년 진출한 중국 시장에선 베이징·상하이·톈진 등에 10여 개 전시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전시장을 2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에 주력

일진다이아몬드 

[일진 다이아몬드]

일진다이아몬드는 국내 최초로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를 개발한 회사다. 세계 3대 공업용 다이아몬드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 회사는 현재 기업체질 개선, 신제품 개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제2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0년 이래 저급품 중심의 중국 업체들의 시장 난입으로 수익률이 떨어지며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변화관리 선포식’을 열면서 본격적인 기업체질 개선활동에 돌입했다. 목표는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영업이익률 세계 1위 기업, 정밀소재 분야 세계 1위 기업’. 2010년에는 매출 3000억원과 영업이익 345억원을 달성, 첨단 소재산업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비전을 제시한 이후 일진다이아몬드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매출이 늘어났다.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올 상반기 31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로 돌아섰고, 올해 매출액 928억원, 영업이익 92억원을 예상한다. 앞으로 기존 제품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추구하고 고부가가치의 신제품 개발과 사업다각화로 나설 계획이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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