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상赤字 확대 너무 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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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시간이 지날수록 경상수지적자(赤字)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있어 걱정이다.올 상반기중 이미 지난해 연간규모를 넘어선 93억달러에 달했다.일부에서는 이 상태가 지속되면 연말에는 수정전망치 1백10~1백20억달러가 넘는 1백30~1 백40억달러에달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경상수지적자가 악화된데는 말할 것도 없이 수출경쟁력이크게 떨어진데다 무분별한 해외여행 등 무역외수지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특히 우리 수출주력상품의 가격,이를테면 반도체 등전자제품의 평균수출가격은 지난해말에 비해 23 .9%,중화학제품은 10.3%나 떨어진 것이 수출부진을 더욱 가속화한 요인이다.여기에 엔화약세가 이어져 우리의 대일(對日)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켰고 자본재.원자재 등 수입은 크게 둔화된 반면 소비재수입은 상반기중 21.7%나 급증,무역 수지를 더욱 악화시키게 된것이다. 이와 함께 해외여행의 급증 등으로 무역외수지도 상반기중 지난해 동기의 배가 넘는 35억3천만달러에 달했다.이중 여행수지적자규모가 11억7천만달러에 달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니 놀라운 일이다.이같은 경상수지적자확대는 원화가치 하 락.
고물가.금리상승 등으로 이어져 경제전반에 큰 주름살을 가져오게될 것이다.
그 대책으로는 장.단기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단기적으로는해외여행의 자제,로열티.광고선전비 지출억제,해외송금축소 등 무역외수지를 줄여나가는데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그리고 급하지 않은 사치성 소비재,예컨대 외제고급가구.모피류. 고급자동차 등의 구매를 자제토록 하는 풍조조성이 따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수출경쟁력 강화외엔 딴 도리가 없다.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신기술.신제품개발에 전력투구,세계시장에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정부도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고비용구조를 개선하는 여러 제도적 장치,이를테면사회간접자본(SOC)확충,금리 인하,각종 규제의 실질적 완화등을 해결해줘야 한다.이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경상수지적자는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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