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왜 참사가 거듭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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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6일 새벽에 일어난 강원도 철원군 육군 모부대 내무반 매몰사고도 채 수습되지 않은 상태인데 같은 철원군과 인근 화천군소재의 육군.공군부대에서 또 참사(慘事)가 발생했다.이번 중부지방에 내린 비는 하룻동안에 2백㎜ 가까운 강수량을 보인 집중호우여서 이번 사고들은 기본적으로 천재(天災)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호우주의보가 내려졌고,상부로부터 안전점검지시도 있었으며,바로 하루전에는 부근 부대에서 참사가 일어나기까지 했는데도또 다시 비슷한 내용의 참사를 당했다는 점에서 인재(人災)적 측면도 부인하기는 어렵다.부대 지휘관들은 대피 등 안전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그동안 아무런 일이 없었으니 이번에도 괜찮겠지하는 안이한 생각이 사고를 막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인 안전사고불감증은 군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은 걱정스런 일이다.군의 안전사고는 군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릴뿐 아니라 자식을 군에 보낸 많은 가정을 불안케 해 군에 대한국민의 신뢰에 금이 가게 된다.그런 점에서 군은 안전사고의 예방에 군사훈련 못지 않은 비중을 두어야 한다.
민간인 인명피해는 크지 않으나 연천.문산.남양주등 경기북부지방의 침수(浸水)피해는 엄청나다.비가 28일까지 계속된다니 우선 주민들의 대피와 구호에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하천마다 범람하고 제방이 곳곳에서 붕괴된 것을 보면 수해예방대 책도 부실했던 것이 틀림없다.
올 여름 풍수해가 이번으로 끝난 것도 아니다.앞으로 비도 더올 것이고 태풍도 닥칠 것이다.이번 기회에 어디가 수해에 취약지이고,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살펴 참사에 또 참사를 거듭하는 일은 없게 해야 한다.군과 지방자치단체들은 각각 새로운 수해예방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끝으로 우리는 희생자.유가족에게는 깊은 애도의 뜻을,이재민들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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