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低성장.高물가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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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낮아지고,물가는 높아져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하고 나섰다.이는 주춤거리는 경기약세(弱勢)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 외에 현재의 인플레가 구조적 요인 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동시에 지적한 것이다.한편 올해 경기위기론까지 불러일으켰던 주된 요인인 국제수지 전망도 밝지 못하다.무역적자는 다소 줄어들지만 무역외수지 적자가 늘어 경상수지 적자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내년에도 고비용구조가 크게 개선되지 못한채 경기만 악화된다는 전망이다.따라서 앞으로 경쟁력이 크게 개선돼 수출이증가한다는 확신도 가질 수 없다.반면 올해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 외국기업에 의한 국내시장 침투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어느 한구석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다만 수입소비재에 대한 수요만이 강세를 보여 사회문제화 하고 있다. 같은 성장이라도 질적 구조면에서 취약한 점이 개선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수출과 내수(內需),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양극화된 경기와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개선되지 못한채 경기약세가 지속되고 있다.이는 그동안 엔고(高)로 반사적 이익 을 보았던 중화학제품 중심의 수출위축을 대신할 견인부문이 없기 때문이다.만약 합리화를 추진할 설비투자마저 줄어들면 더 문제다.기업에 대한 상업차관을 허용해서라도 경기 하강국면에 합리화 투자를 늘리는 것이 경기대책으로 중요하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성장보다 더 큰 문제는 물가다.인플레가진행되는 구조 아래에서는 고비용 구조의 개선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다.우리가 통제능력이 없는 국제원자재 가격상승이야 어쩔 수없다 해도 수입소비재나 해외여행 수지적자는 어 느 정도 억제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
또 통화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해외자금유입과 현금차관 도입등으로 통화관리가 점점 힘들어질 것에 대비,중앙은행은 통화증가에 대한 사전예고를 통해 억제선을 지키는데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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