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정부투자기관이 거느린 자회사54개 공기업 경영방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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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전력 등 18개 국영기업(정부투자기관)들이 거느린 자(子)회사가 무려 54개(96년1월말 현재)에 달하는 등 국영기업이 생산성 제고노력보다는 사업 확장에만 치중,방만한 경영행태가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위(위원장 羅雄培경제부총리)가 20일 발표한 경영평가에 따르면 정부의 민영화정책과는 반대로 국영기업들이 자회사 신설을 통한 그룹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기존 자회사의민영화에도 소극적인 것으로 지적됐다.이날 열린 평가위에서 경영평가단(대학교수.공인회계사 38명으로 구성)은 부실한 투자기관장을 해고할 수 있는 「경영계약제」도입과 과감한 민영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18개 국영기업들은 54개 자회사외에도 21개 민간기업에 출자하고 있는 등 문어발식 사업확장에는 열중하면서도 ▶소비자 위주의 서비스 개선이나▶경영진의 책임의식▶생산성 제고노력등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평가단은 이런 분석을 토대로 전문 경영인을 영입,경영실적에 따라 임기를 연장하거나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경영계약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러나 국영기업측에서는 84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정부의 현행평가제도가 더 문제라며 이를 강력히 비판해 왔다.경영평가 자체가 국영기업의 자율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는 또다른 규제이므로 현행 평가제도 자체의 완전폐지 또는 대폭적인 개 선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정부 스스로 낙하산식 인사를 계속하는데다 평가방법이 지나치게계량지표 위주의 단기적인 것이어서 과감한 경영개선 노력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국영기업들의 공통된 불만이다.
한편 이번 평가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성적 2위였던 한전이 연평균 정전(停電)시간을 절반이상 줄이는 서비스 개선과 내부인센티브제 도입을 통한 경영혁신 노력 등이 좋은 점수를 받아 1위로 올라섰다.
반면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이용률이 15.9%밖에 늘지 않았는데 톨게이트 영업소와 관리기구를 무리하게 확장해 사업비는 42.4%나 더 쓰는 등 방만한 경영으로 18개기관중 최하위 성적을 받았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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