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외고 1회 졸업생인 필자는 미국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유학을 갔다. 당시 대원외고에 미 명문대 입시 프로그램이 없어 캘리포니아에서 2년제 칼리지를 다니고 미시간대 환경공학과에 편입학해 졸업했다. 졸업 후 미시간대 부속 환경연구소에서 2년여간 근무했다. 당시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미 명문대학(New Elite Ivy)에 입학한 졸업생은 필자가 첫 사례인 것 같다. 당시에는 미 명문대 입학을 위한 프로그램이 한국에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한 후 바로 미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다. 미 명문대에 진학하려면 세 가지 징검다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첫째, 국내 외고에 졸업한 후 미국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다. 둘째는 미국·캐나다 고교를 마친 후 유학을 가는 것이고, 셋째는 중국 명문고교에서 중국어 특기생 자격을 얻으면서 입학을 준비하는 방법이 있다.
미국 명문대에서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한 평가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고교 내신, SAT성적, 세계적인 리더가 될 수 있는지 자질과 특기를 본다. 세 가지가 충족된다면 세계 어디에서든 미국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다.
필자는 세 가지 중 국내 외고를 통해 미국 명문대에 들어가는 게 가장 이상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이라고 본다. 외고의 합격 여부는 영어 실력이 좌우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중학교 2, 3학년 내신 성적은 전교 상위 10% 이상 돼야만 가능하다. 초등 3년~중학 1년 사이에 영어실력을 길러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9세부터 13세까지의 초등학교 재학 시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언어학 교수들의 연구결과도 있다. 조기유학을 통해 영어 실력을 다지고 중학교 때 내신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
미국·캐나다 고교에서 미국 대학에 입학하려면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 하지만 명문대 진학에는 국내보다 유리하다. 아이비리그 대학 탐방 행사 때 만난 MIT대 한국 유학생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중학 1학년 때 캐나다로 이민을 왔는데, 한국에 있을 당시 성적이 반에서 꼴찌였다고 한다. 아버지는 아들의 미래를 고민하다 이민을 택했다. 이에 자극을 받아 중·고교 때 열심히 공부해 MIT대에 합격했다는 것이다.
미 명문대에 진학하는 세 번째 징검다리는 중국 중·고교 유학이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미국을 비롯한 100여 국가의 대통령, 수상, 고위 지도자들이 중국의 친구라는 점을 과시했다. 10여 년 후 중국을 상상해 보면 지금의 세계 4위에서 세계 1~2위에 도전하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많은 학생을 조기 유학시켜 중국어 습득과 함께 미국 유명대학 진학을 연계하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중국에서 중·고교를 졸업하고 유창한 중국어 구사력을 갖춘 학생이 미국 대학을 지원할 경우 영어·한국어·중국어를 구사하는 지원자가 되므로 합격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의 명문대학은 중국어 특기생을 선호한다. 미국 고교나 캐나다고교, 한국 고교에서 입학을 준비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
이재용 이다우스스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