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칼럼>클린턴 대통령 미국어머니날 맞아 대신 집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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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인기 고정칼럼의 하나인 「힐러리 칼럼」을 이번주에는남편인 빌 클린턴 대통령이 대신 집필했습니다.클린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어머니 날(미국의 경우 5월 둘째주 일요일,올해는5월12일)을 앞두고 아내가 하루 쉬도록 하고 싶었고,이 기회에 나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 어머니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라고 직접 칼럼을 쓰게 된 동기를 중앙일보 독자들에게 알려왔습니다. [편집자註] 어머니 날을 앞두고 나는 첼시 엄마(힐러리)가 매주 쓰는 칼럼의 부담으로부터 하루라도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지난 94년 돌아가신 내 어머니(버지니아 켈리 여사)에 대해 쓰고 싶었다.나는 매일 어머니를그리워 한다.어머니 날이 다가올 때면 특히 그렇다.내가 아직 어린 아이였을때 뉴 올리언스역 플랫폼에서 나와 할머니에게 울면서 작별의 손을 흔들던 어머니를 바라보던 기억이 난다.기차가 플랫폼을 서서히 빠져나가자 어머니는 맥없이 주저앉았다.
당시 어머니는 루이지애나에서 마취 간호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하고 있었고,나는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아칸소에서 살고 있었다.내가 태어나기 석달 전에 아버지와 사별한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기술을 익혀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기차 역에서의 어머니 이미지는 그녀의 변함없는 사랑에 대한 강렬한 추억으로 평생토록 내 곁을 맴돌고 있다.어머니는 나에게 가족.근면.희생,그리고 자녀사랑 등을 가르쳐 주었으며 어려울 때도 이런 가치관들에 대해 항상 긍정적 태도를 갖도록 가르쳐 주었다.
그녀로서 가장 어려웠던 일은 나의 계부의 알콜중독,세 남편과의 사별,내 동생의 약물남용과의 투쟁,그녀 자신의 암과의 투병등이었다.여성이 직장과 가정을 함께 꾸려나가기 쉽지 않았던 나의 어린 시절,나는 어머니가 매일 직장으로 향하 는 것을 봤다. 성인이 된 후에는 정치무르쳐 주었으며 어려울 때도 이런 가치관들에 대해 항상 긍정적 태도를 갖도록 가르쳐 주었다.
그녀로서 가장 어려웠던 일은 나의 계부의 알콜중독,세 남편의사망,내 동생의 약물남용과의 투쟁,그녀 자신의 암과의 투병 등이었다. 여성이 직장과 가정을 함께 꾸려나가기 쉽지 않았던 나의 어린 시절,나는 어머니가 매일 직장으로 향하는 것을 봤다.
성인이 된 후에는 정치무대에서 승리와 패배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나를 돕기위해 함께 뛰고,동생이 약물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동생을 격려하는 어머니에 대해 감탄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마침내 70세의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날 때까지 유방암과 싸우면서도 낙담하지 않고 끝까지 생을 즐기려했던 모습을 존경심을 갖고 지켜봤다.
만약 내 어머니를 만나봤거나,TV에서 봤거나,자서전을 읽어본사람이라면 그녀가 많은 측면에서 평범한 여성이 아니었다는 점을알았을 것이다.
그녀는 많은 다른 어머니들에 앞서 일을 했고,해야만 했다.화사한 색의 립스틱을 포함해 화장도 많이했다(어머니는 립스틱 색이 화사할수록 좋다고 즐겨 말했다).힐러리는 내 어머니가 매일인조 속눈썹을 다는,그녀가 만난 유일한 사람이라 고 말하곤 했다. 어머니는 그녀의 일을 사랑했다.파티도 사랑했다.엘비스 프레슬리와 경마도 좋아했다.건강이 악화돼 고통받을 때도 그녀는 93년 새해 전야에 열렸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호화 콘서트를보기 위해 라스베이거스에 가겠다고 고집했다.
나는 콘서트가 끝난 며칠 뒤 콘서트가 어땠는지 알아보기 위해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하지 못했다.어머니는 항상 호텔방을 벗어나 있거나 전화를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와서야 전화를 걸어 콘서트가 얼마나 멋 졌으며,얼마나 좋은 시간을 보냈는지를 말해주었다.그것이 내가 어머니와 얘기를나눈 마지막이었다.몇 시간 뒤 어머니는 주무시던중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전 작별 인사를 할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을 한탄하던 나는 우리가 이미 해야할 말들을 다해놓은 상태였음을 깨달았다.정리해야할 계좌도 없었고,하지않고 남겨둔 말이나 감정도 없었다.나는 그점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그녀가 나에게 남겨준 삶과 유산-가족과 일에 대한 사랑과 존경,신분이나 외형적 차이를 초월한 남들에 대한 사랑과 존경-에 대해서는 더욱 다행스럽게 느끼고 있다.
이번 어머니 날은 나로서는 어머니 없이 맞이하는 세번째 어머니 날이 된다.나는 아직도 그녀를 그리워한다.식탁에 마주앉아,혹은 전화를 통해 나누던 어머니와의 긴 얘기가 그립다.그녀의 웃음과 포옹이 그립다.그녀 눈속의 정열적인 불꽃과 불굴의 기질이 그립다.아직도 일요일 저녁이면 불쑥 어머니와 통화하려고 전화기를 들다가 이제는 더이상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닫곤 한다.
그러나 이번 일요일 아내와 딸이 식탁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내가 하는 말의 메아리만 들으면서 어머니와 대화를 하게될 것이다.그리고 나는 내 어머니와 모든 어머니들의 사랑에 고마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우리 어머니들의 혼은 항상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
좋은 어머니 날이 되기를.
빌 클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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