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충북 제천 월악산 국립공원 꾀꼬리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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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한 꾀꼬리봉(충북제천시덕산면억수리.8백80)은 예쁜 이름과 달리 산행하기가 쉽지 않다.예부터 다른 산에비해 유난히 꾀꼬리가 많이 살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지만 지금은 흔적조차 찾기 힘들다.
월악산국립공원 안에는 산행할 수 있는 곳이 월악.도락.조령.
주흘.하설산 등 20여곳이 있다.그중 꾀꼬리봉은 이웃한 월악산의 명성에 가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다.그만큼 오염이 덜됐기 때문에 아직도 비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꾀꼬리봉은 월악산의 깊은 협곡인 용하구곡 청벽대 남쪽에서 직선거리로 약 2㎞지점에 수석처럼 솟아있다.용하구곡과 대판계곡이만나는 용하선대는 넓은 암반과 울창한 송림,맑은 계곡물이 흘러가족단위 나들이터로 손색이 없다.
이곳이 꾀꼬리봉 산행의 기점이다.시원한 계곡물을 수통에 담고산행을 시작한다.오른편 외딴 소나무를 끼고 등산로가 뚜렷이 열려있다.15분정도 오르면 무덤이 나타나며 바위지대와 노송이 보이기 시작한다.
적송과 흑송이 마치 분재처럼 자라고 있는 바위지대를 25분정도 오르면 사방이 탁트인 전망대에 다다른다.드디어 꾀꼬리봉 정상이 눈에 들어오고 왼편 발아래로 깊고 길게 패어져 나간 용하구곡이 아찔하게 내려다 보인다.
뒤쪽으로 하늘을 찌를듯 뾰족하게 솟은 월악능선이 펼쳐지고 오른편에 주흘산,왼편에선 문수봉이 손짓한다.
전망대를 내려가 안부를 지나면 본격적인 암릉길이 시작된다.진달래가 반기는 암릉길은 고도를 높일수록 급경사길이다.대판골에서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땀을 식혀준다.50여분을 오르면 정상에 다다른다.
꾀꼬리봉 산행의 백미는 역시 하산길.트래버스(급사면이나 암벽지대)와 침니(몸을 넣고 기어오를 정도가 되는 암벽의 세로로 갈라진 틈)지대를 넘어야 하고 용하구곡에 내려서면 맑은 계류가반긴다. 정상을 뒤로 하고 북쪽 산길로 40를 걸으면 아름드리노송군락 아래로 하산길이 나타난다.
15분정도 급경사길을 내려오면 시야가 탁트이는 전망대에 닿고수십길 절벽아래로 용하구곡의 풍광이 펼쳐진다.이곳에서 4~5분정도 내려가면 트래버스지대에 닿는다.
10여의 수직절벽이라 조심스럽게 통과해 암릉길을 타고 50여분 내려오면 폭 2.높이 8의 침니지대를 만난다.보조자일이 설치돼 있어 내려서는데 어려움은 없다.계류를 건너 낙엽송숲을 빠져나오면 동쪽 문수봉에서 내려오는 하산길과 만나게 된다.3~4분 거리에 수백평 암반 위로 구슬같은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선미대가 있다.
옛날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즐겼다는 이곳은 용하구곡에서도 제일의 비경으로 손꼽힌다.
선미대에서 산행기점인 용하선대까지는 평지를 따라 30여분 걸어야 한다.
▶교통편=월악산국립공원 덕산분소 매표소((0443)47-5532~3)에서 억수리까지는 시내버스가 하루 4회 운행한다.관광버스는 억수휴게소(43-9642)까지 들어갈 수 있는데 매표소에서 40분정도 비포장길을 달려야 한다.억수휴게소 를 지나 용하선대까지 대형버스가 진입할 수 있으나 차를 돌릴 곳이 없기 때문에 휴게소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제천=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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