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총선 후보들 '票잡기' 비책총동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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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저는 A여대 김예요.민주당 노무현(盧武鉉)후보를 돕는 자원봉사자랍니다.제 호출번호는 015-301-13××입니다.연락주세요.』 부재자투표가 시작되기 직전인 2,3일 盧후보의 여대생자원봉사자들이 호출번호까지 알려주며 일제히 「연애편지」를 발송했다.종로 군인 유권자를 대상으로 총3천7백통,盧후보가 막판 비책으로 내놓은 「미인계」다.유권자의 2.5%밖에 안되 지만 1%차로 당락여부가 결정되는 살얼음판 종로선거에서는 한표도 아쉽다. 이처럼 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후보들은 저마다 히든카드 마련에 안간힘이다.막판 비책의 대명사는 매표행위다.「돈은묶고 입은 푼다」는 이번 선거에서도 종반에 들어서면서 선거현장에선 온통 「돈얘기」뿐이다.경북 한 지역의 모후보는 상대 Q후보가 최근 라면 5상자를 준비했다고 기자들에게 알려왔다.Q후보가 라면상자 속에 1만원 지폐를 담아 봉고차에 싣고 선거 3일전 유권자 한명당 5만원씩 뿌린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신한국당 B후보는 「호화 이벤트형」이다.선거 전날밤 인기 탤런트.코미디언을 초청,역앞에서 대규모 초호화 레이저쇼를 계획중인데 다른 후보들이 알아챌까봐 비밀리에 진행중이다. 「함정파기」비책도 있다.신한국당 백남치(白南治.노원갑)후보는 얼마전 낭패를 봤다.주택조합 모임이 있으니 인사하라는 연락을 받고 무심코 갔다 다과회가 벌어졌고 이때 어떤 청년이 사진을 찍어갔다는 것.
민주당 박계동(朴啓東.강서갑)후보는 6공시절 부총리급을 지낸T씨의 비자금으로 보이는 수백억원대의 은행계좌를 입수한 상태.
그러나 T씨가 총선에 불출마하는 바람에 강도가 낮다고 보고 다른 6공비리를 패키지로 묶어 밝히겠다고 한다.「 폭로형」이다.
국민회의 최재승(崔在昇.익산갑)후보는 「문단속형」.5일 김대중(金大中)총재,7일 이희호(李姬鎬)여사 순방때 「총선은 대선,총선 압승은 대선 집권」을 강조,호남 결집을 부르짖을 심산이다.신한국당 강현욱(姜賢旭.군산을)후보는 섬표가 비교적 여권 성향이라고 판단,20여개의 섬순방을 통한 막판 「쌕쌕이(보트)」유세를 계획중이다.
대구수성갑 무소속 김인석(金仁錫)후보는 『6명의 무소속이 난립해 자민련 박철언(朴哲彦)후보 같은 비리 정치인이 당선되게 해서는 안된다』며 무소속 단일화를 추진중이다.
신한국당 이세기(李世基.성동갑)후보는 「나대로형」이다.저마다끌어가려는 이회창(李會昌)선대위의장과 박찬종(朴燦鍾)수도권선대위원장의 지원연설에 「노 생큐」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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