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가본공약쟁점>10.통일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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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각당이 내놓은 통일관련 공약은 비교적 색깔 차별이 드러났다.
신한국당은 탈북자가 급증하고 멀티미디어 역할이 점차 확대되는세태를 반영해 탈북동포지원법.이산가족 영상재회 추진 같은 순발력있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지만 남북협력기금이나 통일교육을 통한통일저변확대등 대체로 점진적 통일론을 재천명하 는데 머물렀다.
92년 대선과 14대 총선에서 당시 민자당은 「금세기내 통일」을 외치며 김포공항과 평양 순안공항을 연결하는 항공로 개설,남북한 수로개통및 철도.도로망 연결,금강산과 설악산을 잇는 관광단지조성등 「가슴 설레는」 내용을 내놨었다.당시 제기됐던 2002년 월드컵축구 남북 공동개최는 유치경쟁이 한창인 이번에는언급조차 안돼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국민회의는 DJ(金大中총재)의 지론인 3단계 평화통일론과 국가보안법 대체입법등을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내놓았다.남북 연락사무소.이산가족 상봉면회소 설치등 비교적 구체적인 공약도 눈에 띄지만 92년 대선때처럼 「집권후 1년내 이 산가족 왕래실현」같이 솔깃한 공약발표는 자제한 흔적이 역력하다.
4당중 가장 세부적인 공약을 내건 쪽은 민주당.한반도 평화협정 체결형식을 남북간,혹은 2+2방식으로 명기하면서도 북.미간평화협정체결에는 반대입장임을 분명히 밝혔다.대북(對北)규제완화,국가보안법 개폐(改廢),남북 영화.예술제등 구 체적인 공약도제시했다.민주당 공약에 포함된 2002년 월드컵 남북 공동개최와 서울.평양간 축구대회는 92년 대선과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자당측이 내걸었던 공약이고 인천과 남포를 잇는 남북 자유경제특구 설치는 14대 총선에서 민자당 이 제기했던 공약과 유사하다. 보수정당을 표방해온 자민련은 「통일문제는 남한이 주도해야한다」고 못박아 사실상 흡수통일외의 대안을 고려대상에서 제외시켰다.현실적인 통일역량을 중요시한다는 원칙을 내세워 무분별한 통일정책에는 반대입장임을 표명하면서 구체적인 공약은 일절 내놓지 않았다.
쟁점별로는 남북교류.이산가족.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해 각당 입장 차이가 분명히 나타났다.우선 무분별한 교류정책에 반대입장을나타낸 자민련이 가장 보수적인 색깔을 띠고 있고 「북측 태도에따른 신축적 입장」을 표방하면서 이산가족 상봉 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신한국당도 비교적 보수성향을 나타낸 셈.
남북교류 촉진과 이산가족의 조속상봉을 내건 국민회의도 「공산주의자들의 음모」 운운하면서 반공의지만큼은 결연히 밝혀 색깔논쟁에 휘말릴 소지를 원천봉쇄했다.반면 민주당은 남북교류 확대와 이산가족 상봉 우선추진을 주장하는등 가장 유연한 자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국가보안법에 대해선 국민회의가 대체입법을,민주당이 개폐를 주장했다.
김용호 통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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