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교환학생 프로그램’ 100% 활용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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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 학비·숙식비 무료”=교환학생 참가자는 중3~고1 학생이 대부분이다. 미국은 참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라다. 선진교육을 체험할 뿐만 아니라 미국 대학에 입학하기 쉽기 때문이다.

미국 공립학교 중·고생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국무부가 주관하는 공식 프로그램으로 학비와 숙식비가 무료다. 학교와 호스트(주인) 가정은 참가자가 선택할 수 없다. 한국 사람이 드문 중소도시에 배정돼 영어회화를 효율적으로 익힐 수 있다. 미국 크리스천 사립학교는 비영리재단에서 관리한다. 지역·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대신 학비와 숙식비는 본인이 부담한다. 기독교·가톨릭계 학교가 많아 학풍이 보수적인 편이다.

캐나다는 지역 교육청이 직접 운영한다. 유학온 학생들을 위한 ESL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학교도 있다. 초등 4학년생부터 참가할 수 있다. 최근 들어 필리핀 학교의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관심을 끌고 있다. 국제교환학생재단 한국본부 곽기돈 본부장은 “거리가 가깝고, 아시아 국가라 문화적 이질감이 덜한 데다 저렴한 물가 때문에 학부모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미국 가기 전 역사 공부를”=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려면 SLEP 테스트와 영어 인터뷰를 통과해야 한다. 곽 본부장은 “SLEP 테스트는 듣기와 독해로 구성돼 토익·토플을 공부하는 방법으로 준비하면 된다 ” 고 말했다.

또 최근 3년간 학교 성적이 중상위권 이상(평균 미 또는 우)이 돼야 한다. 윤스영어캠프 윤충열 대표는 “성적 못지않게 성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소극적인 학생은 영어 실력 때문에 주눅이 들어 아예 말을 하지 않기도 한다”며 “그러다 보니 현지에서 적응을 못하고 성적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1년 동안 함께 생활할 호스트 가정의 취미나 종교에 대해 알아두면 현지 적응에 도움이 된다. 다음달 교환학생으로 떠나는 노수원(구룡중 3)양은 자기 소개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호스트 가정에 보냈다. “현지 가정과 미리 친해지기 위해 인사말을 넣고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개인기도 담았다”는 것이다. 노양은 “유학 가서 가장 힘든 과목이 미국 역사라고 해서 한국말로 쉽게 쓴 미국 역사책을 읽은 후 영어 원서를 봤다”며 “미국 역사 공부는 미리 해두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 표현해야”=유학 초반에는 영어에 익숙하지 않아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 수 있다. 이 경우 교사와 적극적으로 상의하거나 호스트 가정에 도움을 받도록 한다. 김태현(위스콘신주 그린베이 로틀담고 2)양은 “수업 내용이 이해되지 않으면 친구에게 묻거나 수업 시작 전 리뷰 시간에 선생님께 물어봤다”며 “호스트 가정에서 시험문제 유형을 뽑아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학교에 따라 학력 부진을 이유로 강제귀국 조치되기도 한다. 평균 C 학점 미만은 경고를 받으므로 학과 공부에 신경 써야 한다.

호스트 가정과의 원만한 관계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A양은 표현이 서툴러 호스트 가정과 마찰을 빚었다. A양에게 어떤 도움을 줬는데 감사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A양은 뭘 해줘도 고마운 줄 모른다”며 핀잔을 들었다. 올 6월 고1 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K군은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호스트 가정으로부터 귀국을 권유당했다. 결국 호스트 가정을 바꿔 무사히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됐다”는 게 K군 가족의 얘기다.

◇“절반은 미국 사립고 입학 … 국내 귀국도”=미국 공립학교를 다닌 학생 중 절반은 사립학교로 진학해 미국 대학 입학을 준비한다. 김태현(19)양도 그런 경우다. 2006년 콜로라도주 공립학교에서 1학년을 다닌 후 위스콘신주 사립학교에 진학해 9월 3학년에 올라간다. 김양은 “미국 대학의 심리학과에 입학해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립학교 프로그램을 마치면 국내 학교 복귀 시 재학 사실을 인정받아 동급생들과 같은 학년으로 진급할 수 있다. 고등학교 1학년 9월 학기에 워싱턴주 공립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양동건(상계고 2)군은 다시 1학년으로 편입했다. 양군은 “2학년에 편입하면 국내에서 공부한 친구들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 같아 결정했다”며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국어와 수학 공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국내 학교로 돌아올 경우 외국어고로 편입하거나 특목고 진학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유학전문가들의 얘기다.

박정현 기자

◇SLEP(Secondary Level of English Proficiency)

교환학생 선발에 기준이 되는 영어능력시험. 미국 ETS가 주관하며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7~12학년이 대상이다.

언어 판단 능력을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시험은 150문항, 90분간 치러진다. 67점 만점에 45점 이상을 얻어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매달 2회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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