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현장>난로생산업체 (주)유신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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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에 위치한 ㈜우신전자의 회사마크는 불꽃이다.난로생산업체라서 그렇다.
난로는 사양산업이다.그러나 이 회사는 주문을 다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바쁘다.「규모는 중소기업,제품은 세계 초일류」라는 이 회사 모토가 사양상품이지만 세계각국 바이어들을 끌어들이는 원동력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석유난로 45만대를 미국.유럽 등 25개국에 수출해 1천8백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94년 대비 35%라는 놀라운 신장률이었다.
『돈이 얼마나 들든 자동화를 밀어붙였습니다.』 유병진(柳炳辰.55)사장은 자동화를 통해서만 세계 1등품질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일관해 성과를 올렸다고 말한다.
매년 7억원 이상을 자동화설비에 쏟아부었다.총매출의 2%에 이르는 돈.중소기업으로는 쉽지 않은 결심이다.그 결과 공장전체의 70%를 자동화해 엄청난 생산성향상을 이뤄 냈다.
난로생산의 핵심공정인 기름통 제작라인에는 직원 10명이 전부다. 『2년전까지만 해도 30명 이상이 손으로 용접하던 작업을이렇게 줄였습니다.5% 안팎이던 평균불량률도 0.1%로 떨어졌습니다.자동화로 남는 인력은 증설라인에 투입해 중소기업의 최대애로점인 구인난도 해결했습니다.』이 회사 황규삼(黃圭 三)기술이사의 설명이다.
柳사장은 인생의 거의 전부를 난로와 같이 했다.27년전 우신심지라는 심지생산회사를 설립하면서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난로로세계를 제패하겠다는 야심이 발동해 아예 난로생산에 나섰다.
7~8년전부터 국내수요가 점점 줄면서 마음고생도 많았다.자연히 수출만이 살길이 돼 버렸다.『당시 일본이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품질에 낮은 가격으로 파고들었죠.이때 자동화도 결심했고요.』柳사장은 이제는 품질뿐 아 니라 가격도 일제와 겨룰 수 있다고 자신한다.「KERONA」라는 자체상표로 세계시장에서 일제난로와 경쟁하고 있기 때문.
7~8년전부터는 식기건조기.선풍기.전기오븐 등의 가전제품을 대기업에 납품하는 등 사업다각화도 추진하고 있다.올 매출목표는지난해보다 40% 늘린 4백20억원.
『중소기업경영은 살을 깎는 고통없이는 안됩니다.살아남기 위해서는 신규투자와 제품개발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柳사장은 올해도 4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안산=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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