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박스] 어린이 백반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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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의 일부가 탈색돼 희게 변하는 백반증. 건강과는 무관하지만 대인관계에선 감추고 싶은 피부질환 1위다.

다행히 2002년 국내에 도입한 엑시머 레이저 치료가 나름대로 효과가 있고, 2005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이 되면서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치료 대상이나 연구가 성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도 현실. 실제 백반증은 환자의 25% 이상이 8세 이전, 50% 이상에서 18세 이전 발병한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류지호 원장은 어린이 백반증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한 결과를 최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유럽레이저학회에서 발표했다. 그는 1년간 초진으로 내원한 5~12세 어린이 백반증 환자 62명(남 34명, 여 28명)가운데 30회 이상 규칙적으로 레이저 치료를 받은 22명의 효과를 분석했다. 백반증 부위는 모두 30개였으며, 레이저로 주 2회 시행했다.

결과는 75% 이상 호전이 33.3%, 51~75% 호전 43.3%로 나타났다.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에게도 레이저의 효과가 입증된 것. 이에 앞서 성인 40명(73개 부위)을 대상으로 한 치료효과 분석에서도 75%의 비슷한 효과를 나타냈었다. 

백반증은 피부 색깔을 보여주는 멜라닌 색소가 만들어지지 않거나 파괴된 질환. 선천적이기도 하지만 자외선·스트레스·영양결핍 등 색소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다양한 원인이 관여한다.

가장 많이 생기는 부위는 손·발·무릎·팔꿈치 등 뼈가 돌출된 부위, 그리고 눈 또는 입 주위 등 구멍 근처다. 외상을 입은 부위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엑시머레이저는 308㎚ 파장의 레이저 빛을 증폭해 200Hz의 펄스가 피부의 멜라닌 세포를 자극, 색소 생성을 유도한다. 기존엔 약물(소랄렌)과 자외선을 이용하는 광화학요법, 스테로이드 요법, 표피이식술 등을 시도했지만 48시간 자외선 차단이나 약물 부작용 등 불편이 따르고 치료효과도 떨어졌다.

류 원장은 “백반증은 조기 치료를 받을수록 효과가 좋지만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예컨대 아토피 환자의 경우 피부를 긁다 보면 각질과 함께 피부가 하얗게 드러나 백반증을 알아채기 어렵다는 것. 또 버짐·체부백선(몸에 발생한 곰팡이질환)등 질환도 백반증과 혼동하기 쉽다. 

백반증 부위는 절대 긁지 말아야 한다. 피부가 손상되면 더 잘 번지기 쉽다. 치료기간은 얼굴의 경우 4~6개월. 노출 부위에 따라 건강보험 적용이 다르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얼굴·손·목·팔·무릎 이하 등 노출 부위는 1회 1만~3만원이지만, 옷으로 가려지는 몸통 쪽엔 보험 적용이 안 돼 2∼3배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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