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향기에 취한 지 불과 3년 ‘한국 최고의 소믈리에’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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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와인을 접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젊은이가 한국 최고의 소믈리에로 뽑혔다. 주인공은 서울 후암동 와인바 ‘나오스노바’에서 근무하는 고효석(29·사진)씨. 그는 2일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에서 열린 ‘7회 한국소믈리에 대회’(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 주관)에서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는 320명의 국내 소믈리에가 참가해 4월 15일부터 1, 2차 예선과 결선을 치렀다. 3일 오전 나오스노바에서 만난 고씨는 “저렴하면서도 맛좋은 와인을 많이 발굴해 와인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10월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 소믈리에 대회에 특별 참가자로 초청됐다.

-쟁쟁한 선배들을 제쳤는데.

“한 수 배우기 위해 출전했는데 뜻밖의 상을 받았다. 시간 날 때마다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한 게 도움이 됐다. 선배들과 함께 받은 셈이다.”

-비결이 있나.

“많이 마셔보고 그 느낌을 기억하는 수밖에 없다. 3년 전 와인을 본격적으로 접하면서 공부한다는 생각보다 즐긴다는 마음으로 해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색과 향, 맛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와인은 술이라기보다는 품위있는 음식이라 생각한다.”

-훌륭한 소믈리에의 조건은.

“최상의 맛을 내도록 와인을 보관하고, 손님이 주문한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하는 능력을 키워야한다. 그래서 주방장에게 요리 재료나 조리법 등을 꼼꼼하게 물어본다. 요즘에는 손님의 옷차림이나 말투만으로도 어울리는 와인을 맞춰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심리학도 공부할 계획이다.”

-좋아하는 와인은.

“와인 애호가들은 자신의 성격과 비슷한 제품을 찾게 마련이다. 붉은 포도주로는 생테밀리옹의 메를로 품종 와인을 좋아한다. 화이트 와인은 산도가 느껴지는 프랑스 알자스 산이 매력적이다.”

-관심 분야는.

“미미하지만 한국도 캠벨 품종으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머루주·복분자주를 비롯한 과실주들이 국제주류대회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산 술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찾아보고 싶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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