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환자 잘모시기" 친절운동 펼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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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4일 오전11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1층 현관앞.이날의 직원안내팀 당번인 梁영규(37.인사과)씨가 택시에서 내리는 金영희(62)씨에게 함빡 웃는 얼굴로 다가가 부축을 한다.
진료접수창구에는 구멍만 달랑 뚫려있던 유리칸막이가 없어지고 팔을 올려야 서류를 들이밀 수 있던 접수대도 30㎝는 낮아졌다.분홍색으로 새단장한 벽쪽의 나무의자들도 모두 소파로 바뀌었다.교수들의 진료시작 시간도 오전10시에서 9시로 앞당겨졌다.
1층 내과진료실에서 소화불량 진료(재진)를 받은 金씨가 약을받기 위해 기다린 시간은 불과 15분.金씨는 『보통 한나절이 걸렸던 절차가 1시간만에 끝났다』며 『직원들도 상냥해져 어안이벙벙하다』고 말했다.또 서울 동대문에 있는 이 대부속병원은 방문객의 주차공간을 만들기 위해 직원 차량의 주차2부제를 실시하고, 야간진료과목도 4개과에서 6개로 늘렸다.
지난해 12월 전국 39개 3차진료기관을 대상으로 보건복지부가 처음 실시한 병원서비스평가를 계기로 병원마다 「환자 잘 모시기」새바람이 불고 있다.
모든 병원이 투약로봇.컴퓨터등을 도입,투약대기시간을 절반 이상으로 줄였다.
또 병원마다 자체 서비스 평가위원회를 만들어 구석구석을 뜯어보고,의사.직원들에게 수차례씩 친절교육을 시켰다.스튜어디스나 백화점 교육프로그램에 위탁교육을 시킨 곳도 많다.
환자보호자 휴게실.모유 먹이는 방을 새로 만든 곳도 상당수다.또 대부분이 환자음식 운반차를 따뜻하게 보온이 되는 것으로 바꾸었다.수술실 앞에 전광판을 설치,안절부절 못하는 가족들에게수술상황을 알려주고 접수안내나 엘리베이터 앞 등 에 도우미를 세워 호텔 같은 착각이 들게 하는 곳도 많다.한국병원협회의 성익제(成益濟) 사무총장은 『서비스평가 때문에 시설 마련과 직원교육 등에 100억원까지 쓴 병원이 있다』며 『병원간의 경쟁과개방화 때문에 이같은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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