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이수성 총리 전격 지명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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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15일 이수성(李壽成)서울대총장을 29대 총리내정자로 전격 발표했다.
金대통령은 18일 신임 李총리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를 받은후 곧 개각발표를 할 예정이다.이번 개각의 폭은 당연히 대폭이될 것으로 보이며 이미 인선은 끝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李총장을 총리로 임명한 것은 집권 4차연도와 내년 4월 15대 총선에 대비한 선거관리내각의 책임자로서 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무엇보다 李총리내정자의 과거 경력이 金대통령의 호감을산 것 같다.李총리내정자는 80년 5.17직후 서울대 학생처장으로서 신군부와 마찰을 빚었다.
더구나 5,6공의 손때가 묻지 않은데다 올해초 서울대 직선총장으로 선출됐다.인물난으로 선택의 폭이 제한된 현정권으로선 이정도 자격을 갖춘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학자출신이나 덕망가형의 총리를 선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던여권 관계자들의 허를 찌른 인사다.
청와대의 인선 배경설명도 『金대통령의 역사 바로세우기 작업이추진되고 있고 여러 시국상황을 고려할 때 가장 적임자』라는 것이다.노태우(盧泰愚)씨 비자금사건을 계기로 한 정경유착 근절과5.17 주모자에 대한 기소 등 과거사 청산정 국을 맞아 전력에 전혀 시비거리가 없는 인사를 등용한 셈이다.그만큼 金대통령의 청산의지가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홍구(李洪九)총리는 그동안 별다른 문제없이 임무를 수행해왔다는 평가를 받고있었다.그런 李총리를 경질한 것은 李총리가 6공에서 일했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여진다.
李총리는 신한국당(가칭)의 전국구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
또 과거사를 정리하는 마당에 기존내각이 청산작업을 담당한 만큼 새얼굴로 새출발하는 각오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총리 경질이불가피했다는 해석도 있다.
李총리내정자는 56세로 역대총리로서는 이례적으로 젊은 편이다.군출신의 젊은 대통령들이 고령의 총리를 임명,보완을 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구태여 나이많은 총리를 선택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이와함께 金대통령의 세대교체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주중 단행될 개각에서는 40대 후반과 50대 초.중반 각료들이 주종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金대통령은 젊은 내각으로 집권 4차연도를 꾸려가겠다는 복안을 갖고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李총리내정자는 또 경북 칠곡출신이다.동생은 영남대교수로 13대에 영광-함평 보궐선거에서 평민당 공천으로 당선된 이수인(李壽仁)씨다.TK(대구-경북)출신을 총리로 내정한 것은 현재의 이 지역분위기를 고려한 것으로 비쳐진다.
金대통령은 총리내정자를 15일 발표한 것은 정기국회가 19일끝나기 때문이다.
정치권 사정(司正)등 일정이 기다리고 있어 임시국회를 소집해임명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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