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도 경영컨설팅 바람-교육개방시대 경쟁력강화 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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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학에도 경영 컨설팅 바람이 불고 있다.대학평가 작업이 활발해지고 97년부터 외국대학의 국내진출이 허용되며,대학진학 인구가 계속 감소되는데 따른 「생존 전략」의 일환이다.한국생산성본부와 동서경제연구소.삼성경제연구소 등은 상설 또는 한시적으로 대학경영 컨설팅 팀을 구성,늘어나는 수요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동서경제연구소는 최근 부산여대가 의뢰한 경영 컨설팅을 끝낸데이어 내년 1월부터는 안양전문대와 영남전문대에 대한 컨설팅에 들어갈 계획이다.이 연구소는 이미 조선대와 숙명여대에도 컨설팅을 해준 바 있다.
변화하는 대학환경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갖가지 개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일본의 대학도 마찬가지다.
최근 동서경제연구소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다나카 유지(田中雄二)일본 고등교육평가센터 대표가 발표한 「일본대학의 경쟁력 만들기」를 소개한다.
◇개혁과 홍보=▶위기감 공유 ▶리더십 ▶홍보활동은 대학개혁 성공을 위한 3대조건이다.
특히 기업의 판매에 해당하는 대학의 홍보활동은 기업의 생산에해당하는 대학의 교육.연구보다 더욱 중요하다.교육.연구활동을 개혁한 후 홍보에 나서기보다 홍보를 통해 교육.연구활동까지 개혁하는 것이 능률적이기 때문이다.
한 예로 89년에 개교한 일본 다마(多摩)대학 노다 가즈오(野田一夫)학장은 이례적으로 「홍보맨」을 자처하며 개교전인 87년 대학설립 준비때부터 대학 관계자는 물론 관련 공무원.언론인등에게 매주 대학설립추진 소식등을 담은 왕복엽서를 보내 제안.
요망.비판.불만등 여론을 수렴하는 홍보를 주도했다.
그 결과 다마대학은 신설전후에만 전국일간지에 12차례나 등장하고 개혁추진도 순조롭게 진행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아세아대학은 88년5월 일부 대학구성원의 강력한 반발에도불구하고 대학사상 최초로 TV광고를 방송,방송직후 하루 5개사의 취재에 응해야 할 정도의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켜 4,800만엔의 투자로 5억엔의 광고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대학의 홍보활동은 ▶전달하는 내용에 사회적 의의가 있어야 하고 ▶최고결정권자가 참여해야 하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인동시에 ▶대학구성원 전원의 프로 홍보맨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4대원칙을 지키면 성공할 수 있다.
◇리더십=대학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리더십,현상 분석-대응전략마련-홍보등 개혁 전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아카데믹 프로듀서는 개혁성공의 견인차다.
95년10월 일본 117개 4년제대학 학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동향이 주목되는 대학」으로 선정된 게이오대학후지사와 캠퍼스(SFC)는 종합정책학부장을 맡았던 가토(加藤)의 리더십에 의해 개혁이 주도됐다.
가토학장은 교육개혁의 이상을 교내 구성원들에게 철저하게 반복.설명했고 개혁적 인사의 폭을 넓히기 위해 개설 당시 44명의교수중 절반이 넘는 27명을 외부에서 초빙했다.
또 아세아대학의 개혁을 이끈 에토(衛藤)학장의 추진력 역시 고토(五島)재단이사장의 강력한 후원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권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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