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스살롱>구세군 이성덕사령관부인 조인선 여성사업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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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부창부수(夫唱婦隨).지난 1일 구세군 대한본영 사령관으로 취임한 이성덕(李聖悳.60)정령의 부인 조인선(趙仁善.55.정령)여성사업총재의 삶을 한마디로 압축하는데 가장 적절한 표현일 성 싶다.따지자면 둘다 각자의 신앙생활에 충실했을 따름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이웃사랑.영혼구원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일생을 바치고 있기 때문.
물론 사관(일반 교회에서의 목사)은 독신이거나 같은 사관과 결혼해야 한다는 구세군 특유의 계율이 한몫 거든 것도 사실이다. 딸랑이는 종소리,활기찬 브라스 밴드 연주,단정한 제복의 구세군으로 상징되는 세모의 전령사(傳令使)자선냄비가 지난 4일 시종식(始鐘式)을 갖고 전국 180곳에 18일간 내걸리자 그의일상은 더욱 분주해졌다.
『우리 모두가 봉사를 통해 구원받는 새로운 생활을 했으면 해요.올해도 자선냄비가 사랑으로 가득차기를 기도드리고 있어요.』그가 앞으로 5년간(구세군의 정년은 만 65세다)한국 구세군을이끌어갈 李사령관을 만나 결혼한 건 지난 61년.
『남편은 충북 영동 출신이고 제 고향은 충남 대전이에요.모두구세군 신도였고요.평소 우리 둘을 잘 알던 사관이 중매를 섰는데 선 볼 때는 부끄러워 고개도 못 들었어요.』 그가 정작 남편을 똑바로 볼 수 있었던 건 그 몇개월후 구세군 사관학교 시험 때.설교.간증.노래 등을 무작위로 시키는 사관학교 시험에서설교를 지정받은 李사령관이 너무 잘하자 함께 갔던 아버지가 그자리에서 혼인 결정을 내렸던 것 .그 자신이 반한 것도 물론이다. 그해 9월 두 사람은 결혼했고 나란히 구세군사관학교를 다녔다.더욱이 구세군은 부부가 같은 영문(교회)에 근무하고 남편이 자리를 비우면 부인이 대신 일을 처리하도록 하고 있어 그야말로 「바늘과 실」이 된 것.
『가끔 업무에 관한 의견 충돌은 있지요.그럴 때는 대부분 제가 지거나 양보하죠.그러나 개인적이거나 가정적인 일로 다툰 기억은 한번도 없어요.84년 담석 수술을 받고 열흘 가량 병원에있을 때는 항상 제 곁을 지켜줄 정도로 자상해요 .』 비록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생활이었지만(지금도 집이 누추하다면서 사무실에서 만나기를 고집했다)1남 3녀(모두 결혼)가 곧게 자란것도 매우 감사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기도로 하루를 끝맺는 생활을 하도록 했어요.또 틈만 나면 모여서 복음성가나 가곡을 부르기도 하고요.그러다보니 대화는 저절로 이뤄지더군요.』 그런 그에게도 한이 있다.『임지를 이리저리 옮기는 탓에 시부모가 살아계실 때 제대로 모시지 못한 게 응어리로 남아 있다』며 눈물을글썽인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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