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야,남의 탓이나 할 때인가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비자금을 얼마나 나눠 받았느냐를 둘러싼 여.야간의 손가락질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김대중(金大中)씨가 자공(自供)했다시피 야당 대통령후보가 20억원을 받았다면 여당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자금이 갔으리라는 건 누구나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물론 盧씨의 비자금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은데 대한 도덕적 비난은 그 자금의 액수에 비례할 수만은 없다.그 시대에는 여당에대한 대통령의 자금지원이 비교적 자연스러웠던 반면,야당에 대한지원은 공작정치나 야합으로 비친 측면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측이 직접 받은 것이 없다느니,검찰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라느니 하며 공개를 회피하다 金씨측의 여당 끌어들이기 물귀신작전→여당의 맞대응으로 번져 눈살 찌푸릴 이전투구(泥田鬪狗)식 폭로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중 특히 우리의 주목을 끄는 대목은 민자당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과 국민회의 최재승(崔在昇)의원의 주장이다.姜총장은 金씨가 20억원외에도 중간평가논쟁때 盧씨편을 들고,5공(共)청산을 마무리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설이 있다 고 주장했다.崔의원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대통령취임 전날 盧씨로부터 1천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인수했으며,그전 盧씨의 탈당후에도 대선자금.당선축하금조로 3,000억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들은 기존 정치권의 대지각변동을 가져올 폭발성을 지닌 내용들이다.따라서 국민들로서는 그 사실여부를 알아야 하고,두의원은 그것을 사실로서 확인해줄 책임이 있다.만일 이들이 아무 근거도 없이 단순히 추측이나 설(說)을 과장 해 유포한 것이라면 응분의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치권은 국민의 盧씨에 대한 끝간데 없는 분노가 비단 盧씨뿐아니라 그러한 비리의 토양을 만든 정치권에도 똑같이 향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지금 정치권이 직면한 위기는 남의 탓으로 호도할 수 없을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