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폭탄 테러’ 북한 강민철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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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얀마 아웅산 국립묘소 폭탄 테러를 감행한 직후 붙잡혀 미얀마 교도소에 수감됐던 북한 특공대원 강민철(53)이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20일 AP통신이 보도했다. 강민철은 1983년 10월 양곤을 방문한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 일행을 겨냥한 테러를 저지른 3명의 특공대원 중 유일한 생존자다. 특공대원 중 신기철은 현장에서 체포될 당시 자살했으며 또 다른 테러범은 84년 처형당했다.

통신에 따르면 강민철은 25년 동안 미얀마의 인세인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해오다 18일 사망했다. 인세인 교도소는 정치범들을 주로 수감해온 곳이다. 열악한 감옥시설과 엄한 규율로 미얀마 현지에서도 악명이 높다. 강민철은 심각한 간 질환을 앓아 왔으며 이 때문에 3월부터 미얀마 양곤 종합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 왔다.

미얀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남아시아·오세아니아 순방의 첫 방문지였으며 사건 당일 미얀마의 독립운동가 아웅 산의 묘소에서 참배 행사가 예정돼 있었다. 폭탄 테러로 당시 서석준 경제부총리, 이범석 외무부 장관, 김재익 청와대 경제수석 등 21명이 숨졌다. 아웅산 테러 사건 이후 미얀마는 북한과 국교를 단절했다가 최근 북한 정권이 미얀마의 집권 군부를 지원하면서 2007년 4월 관계를 정상화했다.

인세인 교도소 관계자는 “강민철은 교도소 내에서 가장 오래 수감된 외국인이었으며 현지어를 구사할 수 있는 유일한 외국인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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