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흡입 협의 경찰조사 받다 投身한 朴군 어머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사람 만들어 보자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이런 일이….』13일오후8시30분 서울대병원 영안실.상습 본드흡입혐의로 경찰조사를받다 6층 화장실에서 떨어져 숨진 박석배군의 어머니 박연심(42.음식점 종업원)씨는 아들의 죽음이 믿기지 ■는 듯 망연자실했다.본드를 끊었던 외아들 박군의 본드 재흡입 사실을 어머니가눈치챈 것은 지난 4일.
10여년전 남편이 교통사고로 숨진 뒤 혼자 1남4녀를 키우던박씨는 4일 우연히 아들방에 들어갔다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본드튜브를 발견한 것.박씨는 지난 7월에도 본드를 흡입하다 경찰에 붙잡힌 적이 있는 아들의 버릇을 제대로 고쳐 보려고 마음먹었지만 막상 결심이 서지 않았다.며칠밤 고민하던 박씨는 12일파출소에 아들의 본드흡입사실을 알렸다.하지만 평소 내성적이고 겁이 많았던 박군이 출동한 경찰에게 베란다에서 떨어져 죽어버리겠다고 소리를 질러대자 경찰은 일단 연행을 포기했다.결국 박군은 13일 어머니가 일하는 음식점에서 자장면을 먹고 나가다 출동한 형사기동대 형사에게 붙잡혔다.
『저 잘되라고 한 일이었는데….남편 죽은 뒤 저 하나만 바라보고 산 것도 모르고….』 박연심씨는 경찰에 연행돼가던 아들의마지막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라 가슴을 쳤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