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구미공장 한때 생산 차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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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에서 일부 임가공 조립 협력업체들이 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납품을 거부해 휴대전화 생산이 일시 차질을 빚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8일 오후부터 구미사업장 임가공 조립 협력업체 18개 가운데 9개 업체가 단가 인상 등을 요구하며 조립품 납품을 일시 거부했다. 임가공 조립 협력업체란 삼성전자로부터 부품 재료를 받아 이를 조립한 뒤 다시 납품하는 중간업체를 말한다.

이번에 납품을 거부한 업체 중 5개는 삼성전자와 협의를 거쳐 하루 만인 9일 오후부터 납품을 재개했다. 나머지 4개 업체도 이날 저녁부터 납품을 재개하고 협의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물가인상 등을 감안해 매년 단가를 올려줬고 올 들어서도 조립 작업 중 불량품 발생 비율인 이른바 ‘로스율’을 기존의 두 배까지 인정해 주는 조치를 취했었다”며 “그러나 일부 업체가 더 많은 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등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협력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제대로 반영해주지 않아 납품 거부라는 강수를 둘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9일 오전까지 전체 생산라인 중 10~20% 정도가 일시 가동 중단됐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즉각 다른 협력업체를 찾아 물량을 받고, 자체적으로도 부품을 조립해 생산을 재가동했었다.

이 회사의 장병조 부사장은 “매년 납품단가를 정할 때 협력업체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며 “물량을 조절하려면 3개월 전 서로 통보하게 돼 있는데도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곧바로 납품을 중단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협력업체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서로 만족할 만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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