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돌아온 빅리거’ 서재응 첫승 신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두산과 KIA의 잠실경기에서 KIA 선발투수 서재응이 4회 말 2사 만루 위기에서 채상병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서재응(31·KIA)이 국내 복귀 후 첫 승리의 감격을 맛봤다.

서재응은 29일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무려 12년 만에 잠실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미국으로 진출하기 전 인하대 1학년 시절이던 1996년 잠실구장에서 던진 후 처음이었다. 시범경기 1위였던 KIA가 시즌 초반 최하위로 처져 있고 서재응 본인도 다섯 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 기록, 승리가 절실한 처지였다. 다섯 차례 경기에서 잘 던지고도 승운이 없었던 서재응에 대해 조범현 KIA 감독은 경기 전 “오늘은 서재응이 꼭 승리를 기록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찬스마다 무기력했던 KIA 타선은 모처럼 이날 집중력을 발휘해 서재응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KIA는 3회 2사 3루에서 김원섭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4회에는 2사 만루에서 이용규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려 3-0으로 도망갔다. 이어 5회에는 이현곤이 시즌 첫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사 3루에서 두산 이용찬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타자의 지원 속에 서재응은 위기 관리 능력으로 무실점을 이어갔다. 4회 1사 1루에서 홍성흔과 고영민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만루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유재웅과 채상병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위기를 스스로 벗어났다. 서재응은 6과3분의1 이닝 동안 탈삼진 4개를 솎아내며 7피안타 3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 이날 호투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종전 3.90에서 3.47로 끌어내렸다. 올 시즌 여섯 경기 등판 만에 첫 승이다.

짠물야구와 홈런타선의 첫 대결로 관심을 모은 SK-한화 경기는 김인식 감독의 평가대로 SK가 한 수 위 전력을 보이며 8-4로 완승을 거뒀다. 선발 채병용이 8이닝 동안 5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은 2회 1사 1, 2루에서 베테랑 박경완이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3회와 4회 각각 2점씩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SK는 이날 승리로 20승 고지에 올랐다. 승률은 무려 8할(20승5패)이다. SK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 승률 6할2푼5리(20승2무12패)로 20승에 선착했다. 지난해보다도 빠른 페이스. 더구나 승률 8할은 2000년 현대가 25경기 만에 20승을 올린 것과 똑같이 최단 경기 20승 기록이다. 당시 현대는 승률 6할9푼5리(91승2무40패)의 역대 최고 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은 양준혁이 4-5로 뒤진 7회 2사 2, 3루에서 대타로 나와 역전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우리를 6-5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롯데는 선발 장원준의 호투와 이대호의 홈런 등을 앞세워 LG를 8-0으로 꺾었다.

한용섭 기자, 잠실=정회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