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퓰리처상 6개 부문 휩쓸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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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7일(현지시간)은 워싱턴포스트(WP)의 날이었다. WP는 이날 퓰리처상의 대상 격인 공공서비스 보도상을 포함해 저널리즘 관련 14개 부문 중 6개를 휩쓸었다. 라이벌인 뉴욕 타임스(NYT)는 2개 부문 수상에 그쳤다.

1917년 퓰리처상이 제정된 이후 한 신문사가 3개 부문 이상을 수상한 건 세 번밖에 되지 않는다. 2002년 NYT가 9·11 테러 관련 보도로 7개 부문을 석권한 게 최고 기록이다.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 2004년 5개, WP는 2006년 4개를 받았다.

WP에 영예의 공공서비스 보도상을 안겨준 기사는 지난해 이라크전 부상병들을 치료하는 월터 리드 육군병원의 처참한 실태를 파헤친 르포였다. 다나 프리스트, 앤 헐 두 기자가 쓴 기사는 이렇게 시작했다. “쥐똥, 살찐 바퀴벌레, 얼룩진 카펫, 싸구려 매트리스 등 무관심의 징조는 모든 곳에 있었다.”

이 보도가 나간 뒤 당시 육군 담당 장관이 해임되는 등 큰 파문이 일었다.

경쟁지인 NYT는 WP의 퓰리처상 6개 부문 수상 기사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특히 이번 WP의 수상이 퓰리처상 사상 두 번째 최다 부문 수상이라는 기록도 부각시켰다. NYT는 유해물질을 함유한 의약품 등 중국산 수입품의 실태를 고발한 기사로 탐사보도 부문에서, 유전자 검사의 명암을 다룬 기사로 해설 부문에서 각각 상을 받았다. LA 타임스와 USA 투데이 등 다른 신문들도 WP의 수상 사실을 보도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퓰리처상=‘신문왕’으로 불려온 헝가리계 미국인 조셉 퓰리처의 유언에 따라 그의 유산 200만 달러를 기금으로 제정됐다. 저널리즘 14개 부문과 문학·음악 등 예술 7개 부문, 그리고 특별 감사 상 등 모두 22개 부문을 시상한다. 발표 및 시상은 미 컬럼비아대가 맡아 하고 있다. 수상자들에게는 1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대상 격인 공공서비스 부문의 경우 해당 언론사에 금메달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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