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관련 다큐제작-방송3사,잇단 폭력사건에 실체조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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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오늘날은 부대고기를 애타게 찾는 사람이 별로 없다.별스런 입맛을 원할 때 그저 한두번 먹어보는데 그칠뿐.그만큼 50~60년대와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좋으나 싫으나 그동안 생활 인근에서부터 국제정치의 현장으로 우리와 함께 했던 주한미군.
동료로,방문객으로,방조자로 모습을 바꿔가며 오늘에 이른 지 50년.TV 3사는 약속이나 한듯 주한미군에 대한 다큐멘터리를마련,그렇지않아도 연이은 미군의 폭행사건으로 이목이 쏠린 주한미군을 다시 도마 위에 올려놓는다.
MBC-TV『PD수첩』(6일 밤 11시)의「주한미군범죄-무엇이 문제인가」,SBS-TV『그것이 알고 싶다』(17일 밤 9시50분)의「주한미군의 오늘」,KBS-1TV『일요스페셜』(18일밤 8시)의「주한미군 다큐멘터리」는 한국 방송사 상 본격적인 주한미군에 대한 리포트다.
TV3사는 이들 프로를 제작하게 된 배경을 비단 폭행사건에 따른 호기심 차원에 두지 않는다.광복과 분단 반세기의 현충일과동족상잔의 6월을 맞아 주한미군의 실체를 진지하게 살펴본다는데더 큰 의의를 두고 있다.
『PD수첩』은 주한미군범죄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달 19일 미군의 지하철내 성희롱과 집단구타사건을 비롯해최근 잇따른 미군범죄를 열거하면서 미군범죄가 하루 평균 5건,연평균 2천건 이상 발생한다고 소개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주한미군의 범죄에 덧붙여 동두천.평택.군산등 기지촌 주민들의 끊임없는 불만을 취재했고,전문가와 주한미군 당국자의 말을 종합해 한국의 경제.군사.정치력에 비추어주한미군의 역할이 이제 달라져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
또 『일요스페셜』은 미군범죄는 물론 용산기지의 유래,주한미군의 대략적 현황을 설명하며 시민들의 감정을 떠나 생각해봐야 하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차원등을 균형감 있게 접근하고 있다.
이들 프로는 지금까지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주한미군을 취재대상으로 가져온 점,그동안 공식적인 채널에서 제기되기 껄끄러웠던 주한미군의 위상과 역할을 TV매체를 통해 여론화시켰다는 점,그리고 우리 당국이 韓美행정협정의 개정을 추진 하겠다고 밝힌 현 시점에서 전파를 탄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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