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야기>制酸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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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약은 영국글락소社의 위장약 잔탁으로 94년 한해에만 3조원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지금까지 2억명이상에게 처방됐을 정도.
잔탁 이전에 판매1위였던 美 스미스클라인社의 타가메트 역시 속이 쓰릴때 처방되는 위장약임을 감안할때 속쓰림은 지구촌 최대의 건강애로사항임에 틀림없다.
염산등 강산(强酸)과 맞먹는 산성도를 지닌 위산(胃酸)은 음식물과 함께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을 죽이고 단백질 소화작용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면 위산이 필요이상 분비돼 속쓰림증상이 나타나며 제산제(制酸劑)가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흔히 접할 수 있는 만큼 남.오용의 가능성도 매우 높다는 것.
남용(濫用)의 대표적 사례는 속이 쓰릴 때마다 반복하는 자가처방으로 조기위암등 실제 위장의 위중한 질환을 놓치는 경우다.
먼저 의사의 진찰과 내시경검사를 통해 위장상태를 살핀 다음 제산제를 통해 증상완화를 기대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
제산제 오용(誤用)으론 위장증상을 제대로 가려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꼽을 수 있다.
가령 속쓰림이 아닌 소화불량이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의 경우 위산과다로 인한 궤양 때문이라기보다 소화액 분비 저하나 위장운동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
따라서 이땐 제산제보다 소화효소제나 운동기능촉진제가 훨씬 도움이 된다.제품별 특징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제산제의 주요성분은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알루미늄이 변비를 유발한다면 마그네슘은 설사를 일으킨다.
대개 국내에 시판중인 1백여 가지의 제산제는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이 비슷하게 복합처방돼 있지만 제품마다 조금씩 함량차이가 있다는 것.
따라서 만일 변비가 심한 사람이 속이 쓰릴땐 마그네슘성분이 우세한 미란타나 개비콘을 복용하는 것이 좋고,설사기운이 있는 사람은 알루미늄성분이 많이 함유된 겔포스나 암포젤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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