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활력소 스포츠를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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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안동시는 지난달 11일부터 26일까지 16일 동안 안동시민운동장 등 세 곳에서 제1회 안동 웅부배 전국 초·중·고 축구대회를 열었다. 안동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 신설한 대회다. 대회에는 전국에서 초등부 7, 중등부 11, 고등부 10개팀의 선수·임원 등 1500여 명이 참가했다.

안동시는 대회기간 중 이들 선수·임원이 숙박·음식비 등으로 5억5000만원을 쓴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안동시는 축구협회에 대회 진행을 맡기면서 7000만원을 지원했을 뿐이다. 이 지원비엔 의료·음료 서비스 등 모든 비용이 포함됐다.

시 체육진흥담당 직원들은 축구협회와 협의해 대회 준비와 진행을 도왔다. 결국 안동시는 대회 개최로 4억8000만원의 순수익을 올린 셈이다.

김천시는 스포츠 마케팅의 하나로 ‘2008 전국 초·중·고 종별테니스대회’를 유치,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예정으로 김천종합스포츠타운 테니스장에서 대회를 열고 있다. [김천시 제공]


짭짤한 수익을 올린 안동시는 내년부터 이 대회를 이름있는 전국 대회로 키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임하면 임하보조댐 근처에 연말까지 1개 등 3개의 인조잔디 축구장을 만들 계획이다. 천연잔디구장인 안동시민운동장, 인조잔디가 깔린 안동중·고 운동장 등 세 곳으로는 유명 대회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안동시 체육진흥담당 직원 김창균(42)씨는 “전국 축구팀의 동계 훈련도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지역 자치단체들이 ‘스포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동시처럼 대회를 신설하거나 전국 규모의 대회와 동계 훈련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전문 부서인 스포츠마케팅담당을 둔 곳도 포항·경주·김천시 세 곳이다. 다른 시·군도 비슷한 명칭의 부서에서 스포츠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이 중 김천시는 최근 전국종별테니스대회와 국제IFT테니스대회를 유치한데 이어 5월에 열릴 생활체육페스티벌 유치도 추진 중이다. 1995년부터 예천진호국제양궁장을 운영 중인 예천군은 올해 전국 규모 양궁대회 10개 중 4개 대회를 연다. 예천군은 매년 양궁대회와 양궁체험 프로그램으로 5만명을 불러모아 연간 40억원의 경제파급효과를 올리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대회·전지훈련을 유치하기 위해 체육시설도 대폭 확충하고 있다. 경주시는 감포구장의 인조잔디를 교체하는 등 올해 체육시설 확충에만 106억원을 투입한다. 예천군은 양궁장 인근 청곡리 일대 5만여㎡에 105억원을 들여 농구·인라인스케이트·풋살장을 갖춘 스포츠레저 플라자를 지난해 12월 착공해 내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김천시 체육진흥과 김한덕(42)씨는 “스포츠 마케팅은 기존 시설을 활용할 수 있고 대회 유치에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 등 부가가치가 높다”며 스포츠행사 유치에 주력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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