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블록슛은 타이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타이밍(timing)=시기를 맞추기. 시간적 조절. (엔진, 골프스윙의) 속도 조절.

적절한 기회를 노린다는 뜻으로 쓰이는 타이밍.

블록슛의 달인 동부 김주성(29·2m5㎝)이 밝힌 그만의 비법이다. 김주성은 경기당 평균 2.28개의 블록슛으로 테런스 섀넌(1.91개), 캘빈 워너(1.89개) 등 외국인 선수들을 제치고 부문 선두다. 그는 긴 팔과 빠른 발 등 블록슛에 유리한 신체조건을 갖췄다.

김주성의 블록슛은 독수리가 먹이를 채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독수리가 빠른 속도로 급강하해 먹이를 낚아채듯 그도 상대가 골밑슛을 시도하면 어느새인가 나타나 공을 쳐낸다. 전후좌우도 가리지 않는다.

그는 “팔이 길어 블록슛하는 데 유리한 점이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고 말했다.

블록슛의 비결에 대해 김주성은 타이밍과 상대에 대한 철저한 연구라고 했다. 포지션별로 선수들의 성향을 간파해 점프 타이밍을 조절한다. 그는 “가드나 포워드는 선수 한 명을 제치고 들어오느라 나를 잘 보지 못한다. 기다리고 있다 쳐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라이벌인 서장훈(KCC)을 상대할 때는 좀 다르다. 그는 “장훈이 형은 페이드 어웨이슛을 구사해 쳐내기 어렵다. 골밑슛의 경우 페이크 동작을 보면 슛을 하겠다는 느낌이 온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상대 선수가 의식하지 못하는 측면이나 뒤에서 블록슛하는 경우 성공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때는 긴 팔과 빠른 발이 빛을 발한다.

전창진 동부 감독은 “득점을 못하더라도 김주성은 돋보인다. 바로 블록슛 때문이다. 블록슛은 팀의 사기를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상대 선수들의 플레이를 위축시키는 그의 블록슛은 2점슛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밖에 없다.

오명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